의료일원화 논의 본격화해야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9-05-11 06:44:30
한의사 가운데 상당수가 의료일원화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최근 한의원 근무한의사 367명과 한방병원 근무 한의사 642명을 대상 한 설문조사에서 한의원 한의사의 37.6%, 한방병원 근무 한의사의 41.3%가 의료일원화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병원 한의사의 경우 찬성한다는 입장이 반대(28.7%) 입장보다 더 많아 더욱 주목된다. 한의학연구원의 이번 조사는 그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만 논의됐던 의료일원화 논의가 수면위로 떠올라 본격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알린 것이다.


한국의 의료를 현행 현대의학-전통의학 이원화 체계서 일원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인식부족과 양쪽의 이해 대립으로 실패했다. 그런데 의료 환경이 변화하면서 의료일원화 합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가 극히 초보적 수준의 질문에 그쳤지만, 의료일원화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한의사 사회에서 조금씩 인식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인 것이다. 이는 현재 한의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의계는 지금 '홍삼'과 ‘발기부전치료제'의 등장으로 보약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 의료일원화 논의는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첫 단추는 의학교육 통합논의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미 수년전부터 의학회와 한의학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의학교육 통합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한의학의 효과에 대한 과학전 분석을 통해 어떤 질병에는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벌써 나오고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는 의료일원화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의료일원화 논의는 국민의 의료비 절감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처럼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미시적인 논의에 머물 수 없다. 이미 양한방협진병원이 생기고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는 동시면허자들이 100여 명 넘게 활동하고 있는 시대다. 의료계와 한의계는 100년 앞을 내다보고 한국의료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토론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와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논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의료일원화의 시대를 열어젖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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