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돌입과 관련, 의약단체가 공급자협의회 참여 여부를 둘러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약사회는 의협과 병협이 건정심에서 줄곧 조제료 등 약사회 쪽 수가를 깎으려고 했다며 공급자협의회 불참을 선언하고 이들 단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병협 관계자들은 약사회의 공식 사과 요구에 대해 논의할 가치가 없다면서 앞으로도 약사회가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9일 "공급자협의회에 참여한 단체들은 수가협상으로 바쁘다"면서 "약사회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신경 쓸 만큼 여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협의회에서 빠져도 협상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공식 사과할 이유와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약사회는 의협이 지난해 수가협상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패널티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는데 불편하다"면서 "그런 마당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꼬집었다.

병협도 공식적인 사과 요구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병협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건보 재정을 위해 마련된 재정 절감 로드맵에 병협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동참했다"면서 "약사회는 아무런 부담을 안 지고 빠져나가려고만 해서 조제료 인하를 주장하게 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이어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 약사회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공급자협의회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빠져도 상관이 없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반면 약사회는 수가협상뿐만 아니라 모든 공급자협의회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사과 요구는 했지만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약가나 재정 관련 논의 등 공급자협의회와 관련된 모든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그는 "공급자협의회에 속해 있으면서 그 어떤 혜택을 본 적이 없다"면서 "향후 행보에서 협의회와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