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 수련규칙 전격 공표 "복지부 규정 복사본"

이창진
발행날짜: 2015-02-27 12:01:21
  • 주 80시간 준수 상징적 의미…의료계 "지원책 없인 개선 불가능"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련규칙이 전격 공개됐다. 하지만 주 80시간 준수 등 상징적 문구라는 점에서 의료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국 265개 수련병원에서 제출한 전공의 수련규칙을 공표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수련병원별 수련규칙은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고 있다.

관련 규정 시행령(제12조)에는 ▲주 수련시간 상한 ▲연속 수련시간 상한 ▲응급실 연속 수련시간 상한 ▲주간 평균 당직일수 상한 ▲당직 수당 산정방법 ▲휴식시간 하한 ▲휴일 및 휴가 ▲수련시간 계산 및 기록방법 등 8개 조항이 담겨있다.

수련병원별 수련규칙은 근무평가 양식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 주 80시간 준수 등 복지부 관련 규정을 그대로 옮겨 놓은 복사본이다.

의료계는 수련규칙 공표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규정에는 주 80시간(최대 88시간) 수련시간과 당직, 휴일, 수당 등을 준수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장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수련규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 지키는 병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준수 여부를 어떻게 모니터링 할 것인가라는 실행방안이 없다"면서 "주 80시간 수련시간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복지부와 수련병원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명제 회장은 "현재 가동 중인 수련개선협의체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복지부와 병원협회 모두 침묵하고 있다"고 전하고 "공표를 했다면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해당병원에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협의회는 복지부가 공지한 전국 수련병원 수련규칙 공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지난해 수련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대전협 기자회견 모습.
수련병원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이다.

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주 80시간 수련시간을 준수하겠다고 수련규정을 제출했지만 현장은 엉망이다"라면서 "전공의들은 희망이 없다며 수련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있고, 병원은 진료공백을 대체할 호스피탈리스트를 고려하고 있지만 비용에 난감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와 병협 모두 닭짓하고 있다. 지원책 없이 수련규칙 개정과 전공의 감축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수련 질을 담보하는 수련병원 지원 등 모든 것을 원칙대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수련개선협의체 논의를 통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정책 방향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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