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성모병원을 다녀왔다. 이제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아는 유명한 병원.
메르스는 지난 2월 개원, 승승장구하던 병원을 한순간에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확산을 막을,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지난 5월 20일 첫번째 역학조사팀이 나왔을 때 1번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격리에 들어갔더라면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 수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격리대상자는 불과 10여명.
좋다. 그때만 해도 메르스의 위력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치자. 적어도 14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고 두번째 역학조사팀을 투입했을 때는 분명 달랐어야 했다.
평택성모병원장은 방역당국에 묻고 또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정부는 격리대상을 지정하는 데 급급해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쳤다.
불안했던 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다. 메르스의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니 병원 내 입원한 모든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을 격리 대상으로 놓고 (메르스 확산을)병원 내에서 끝내겠다고.
당시에는 '코호트 격리'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이전이었지만 평택성모병원이 제안한 것은 분명 이와 같은 개념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는 규정에 없는 일이다. 일단 모든 환자를 전원조치 하라"고 지침을 내린 방역 당국은 이제와서는 "당시에는 코호트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백보 양보해 정부의 주장이 맞다 손치더라도 정부는 평택성모병원 내 메르스 감염됐을 지 모르는(실제로 감염되기도 했지만) 의심환자를 타 병원에 전원 혹은 퇴원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놓친 환자들은 다른 병원을 떠돌았고, 메르스는 그렇게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이 사태의 원인을 병실구조와 문병문화 등 병원 내부에 있었다며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한다.
안다. 신종 감염병이었기에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었다는 점.
그러나 우리는 이미 사스로 홍콩이 대혼란을 겪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고, 불과 몇개월 전 에볼라 의심 환자가 스쳤을 때에도 국립중앙의료원(NMC) 간호사들이 줄사표를 내는 것을 통해 신종 감염병이 지닌 파괴력을 살짝이나마 경험하지 않았나.
얼마 전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한 의료계 행사에 참석해 밝혔듯 국민은 국가로부터 보건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헌법 제36조3항)가 있다.
정부는 앞으로 닥쳐올 신종 감염병에 대비했어야 했다. 사전에 신종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국민들에게도 고지했어야 했다.
그게 정부 아닌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 국가의 첫번째 의무, 그것부터 흔들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벌써부터 중소병원들은 걱정한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병실구조부터 환기구 설치 등 온갖 규제만 강화되는 게 아니냐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초기 대응 시스템 및 인프라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느나 바빠야할 시간에 의료기관 병실구조 및 시설을 단속하느라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정부는 뚫린 게 맞았다. 그러나 지금 논의해야하는 것은 뚫린 게 맞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아니다.
하루 빨리 메르스 사태를 마무리 짓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한다.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인구는 활발하게 이동 중이며 언제 어디서 신종 감염병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메르스는 지난 2월 개원, 승승장구하던 병원을 한순간에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확산을 막을,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지난 5월 20일 첫번째 역학조사팀이 나왔을 때 1번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격리에 들어갔더라면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 수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격리대상자는 불과 10여명.
좋다. 그때만 해도 메르스의 위력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치자. 적어도 14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고 두번째 역학조사팀을 투입했을 때는 분명 달랐어야 했다.
평택성모병원장은 방역당국에 묻고 또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정부는 격리대상을 지정하는 데 급급해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쳤다.
불안했던 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다. 메르스의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니 병원 내 입원한 모든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을 격리 대상으로 놓고 (메르스 확산을)병원 내에서 끝내겠다고.
당시에는 '코호트 격리'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이전이었지만 평택성모병원이 제안한 것은 분명 이와 같은 개념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는 규정에 없는 일이다. 일단 모든 환자를 전원조치 하라"고 지침을 내린 방역 당국은 이제와서는 "당시에는 코호트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백보 양보해 정부의 주장이 맞다 손치더라도 정부는 평택성모병원 내 메르스 감염됐을 지 모르는(실제로 감염되기도 했지만) 의심환자를 타 병원에 전원 혹은 퇴원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놓친 환자들은 다른 병원을 떠돌았고, 메르스는 그렇게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이 사태의 원인을 병실구조와 문병문화 등 병원 내부에 있었다며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한다.
안다. 신종 감염병이었기에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었다는 점.
그러나 우리는 이미 사스로 홍콩이 대혼란을 겪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고, 불과 몇개월 전 에볼라 의심 환자가 스쳤을 때에도 국립중앙의료원(NMC) 간호사들이 줄사표를 내는 것을 통해 신종 감염병이 지닌 파괴력을 살짝이나마 경험하지 않았나.
얼마 전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한 의료계 행사에 참석해 밝혔듯 국민은 국가로부터 보건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헌법 제36조3항)가 있다.
정부는 앞으로 닥쳐올 신종 감염병에 대비했어야 했다. 사전에 신종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국민들에게도 고지했어야 했다.
그게 정부 아닌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 국가의 첫번째 의무, 그것부터 흔들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벌써부터 중소병원들은 걱정한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병실구조부터 환기구 설치 등 온갖 규제만 강화되는 게 아니냐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초기 대응 시스템 및 인프라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느나 바빠야할 시간에 의료기관 병실구조 및 시설을 단속하느라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정부는 뚫린 게 맞았다. 그러나 지금 논의해야하는 것은 뚫린 게 맞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아니다.
하루 빨리 메르스 사태를 마무리 짓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한다.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인구는 활발하게 이동 중이며 언제 어디서 신종 감염병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