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 젓지 말고 주변도 둘러보자

발행날짜: 2015-08-12 05:24:35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행보를 보았을 때 생각나는 말이다.

건보공단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와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 도입을 위한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와 IC카드 도입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과 부정수급 방지대책의 하나로 건보공단이 강력하게 제도화를 원해왔던 사업으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두 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괄간호서비스의 경우 메르스 확산의 원인 중 하나인 우리나라 간병문화 개선의 해법으로, IC카드는 기존 종이의 건강보험증을 대체해 환자 진료기록까지 담아 환자 진료 시 빠른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두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포괄간호서비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하기 전에 간호인력 수급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IC카드는 제도 논의 때부터 제기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의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도화의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NS와 언론 기고를 통해 두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토론회와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국민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두 제도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의료계는 여전히 두 제도 추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필요성이 커졌을 때 제도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 것은 맞다. 다만, 이를 수행하는 의료계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하면 안 되는 것일까.

주변의 상황과 조류의 흐름 등은 바라보지 않은 채 무작정 앞만 바라보며 노 저었다가 자칫 다른 길로 갈 수 있다.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이 두 제도에 안정적 정착은 장담하기 어렵다. 건보공단이 의료계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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