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련감염협의체 이윤성 위원장
"의료단체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감염 관련 어떤 주장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협의체 구성원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의료관련감염 협의체 이윤성 위원장(대한의학회장, 서울의대 법의학 교수)은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의료단체에 당부사항을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서울 달개비에서 이윤성 의학회장을 위원장으로 의료단체와 소비자단체, 언론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의료관련감염 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협의체는 연말까지 중장기 대책을 중심으로 감염관리 인력 관리체계와 감염병 관리체계, 감염관리활동 평가 및 보상, 병원 문화 개선, 의료인 진료환경 개선, 의료기관 시설 및 다인실 개편, 전문치료체계 및 정보 공유, 응급의료체계 개선 그리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9개 작업반으로 운영된다.
이날 이윤성 위원장은 "복지부에서 (나를)꼭 집어 왔다. 여러 사람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것은 비교적 잘할수 있다고 판단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서 "협의체가 대단한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반찬 중 골라서 올리자는 것만 상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며 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메르스 사태 발생 후 의료체계를 회의적,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방한 한 마가렛 첸 WHO 사무총장과 만나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홍콩 사스를 체험한 첸 사무총장은 '한국만 그런 게 아니다, 어느 나라든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우왕좌왕한다. 문제는 그 이후 어떤 교훈을 얻어 합리적으로 대책을 만드느냐가 국가의 격이다'라는 말을 듣고 오히려 선명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 감염 관련 대책은 많다. 정부 입장에서 예산이나 인력 등을 얼마나 적절하게 분배하느냐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협의체는 자문기구로 권고안을 만들겠지만 결국 기재부와 국회, 정부 고위층에서 생각하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협의체 제안과 행정부, 입법부 수용 여부가 중요한 잣대임을 내비쳤다.
감염 관련 규제책으로 갈 수 있다는 의료계 우려도 일부분 공감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어떤 과제는 예산이 많이 들어갔는데 효과가 적고, 어떤 과제는 예산이 적게 들어가도 사회문화적 변화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있다"면서 "예컨대 간병과 문병 문화는 시설로 접근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미국처럼 응급실 진료비 비용을 높이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병 문화가 과거에도 시도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은 문제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9개 과제별 작업반이 나눠 돌아간다. 정부와 의료계가 주도하고 다른 단체가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라고 전하고 "협의체는 예산작업에 초점을 맞춰 연말까지 3개월 초점을 맞춰 운영되면 중장기 과제는 연장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의원과 대형병원 간 진료의뢰와 진료회송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중장기 과제이다.
이윤성 위원장은 "사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환자들이 서울대병원 가는 것을 막는다면, 돈 있는 사람만 살고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것이냐 라는 불만이 바로 나올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싼 의료비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고 상황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다. 싼 음식을 먹는 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몸이 아파 비용으로 차별받는다는 것은 국민 정서 상 납득이 안 된다"며 고착화된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내가 직책을 할때 또는 내 임기 중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해선 안 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는 숙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도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3년 뒤, 5년 뒤 같은 이야기가 나왔을 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걸음이 자꾸 쌓여야 큰 나무가 생긴다"며 조언했다.
성과에 매몰된 의료단체와 복지부의 조급성도 지적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협의체 위원들 모두 어떤 주장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문제는 주장을 위원들에게 설득과 이해를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주장만 하면 안된다"면서 "구성원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안에 당장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논의하고 안되면 표결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도 마찬가지이다. 입맛에 맞는 방안만 유도해서는 안된다. 민간단체에서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복지부도 심각하게 고민해 우선 순위로 올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끝으로 "복지부도 현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은 인정한다. 의료계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라면서 "단순히 의료계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주장으로 안 된다. 의료계가 복지부에 명분을 제공하고, 복지부가 기재부와 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단체에 거시적 안목을 주문했다.
한편, 의료관련감염 협의체는 오는 15일 2차 회의에 이어 30일과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3차 회의를 통해 9개 과제별 세부골격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의료관련감염 협의체 이윤성 위원장(대한의학회장, 서울의대 법의학 교수)은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의료단체에 당부사항을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서울 달개비에서 이윤성 의학회장을 위원장으로 의료단체와 소비자단체, 언론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의료관련감염 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협의체는 연말까지 중장기 대책을 중심으로 감염관리 인력 관리체계와 감염병 관리체계, 감염관리활동 평가 및 보상, 병원 문화 개선, 의료인 진료환경 개선, 의료기관 시설 및 다인실 개편, 전문치료체계 및 정보 공유, 응급의료체계 개선 그리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9개 작업반으로 운영된다.
이날 이윤성 위원장은 "복지부에서 (나를)꼭 집어 왔다. 여러 사람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것은 비교적 잘할수 있다고 판단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서 "협의체가 대단한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반찬 중 골라서 올리자는 것만 상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며 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메르스 사태 발생 후 의료체계를 회의적,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방한 한 마가렛 첸 WHO 사무총장과 만나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홍콩 사스를 체험한 첸 사무총장은 '한국만 그런 게 아니다, 어느 나라든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우왕좌왕한다. 문제는 그 이후 어떤 교훈을 얻어 합리적으로 대책을 만드느냐가 국가의 격이다'라는 말을 듣고 오히려 선명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 감염 관련 대책은 많다. 정부 입장에서 예산이나 인력 등을 얼마나 적절하게 분배하느냐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협의체는 자문기구로 권고안을 만들겠지만 결국 기재부와 국회, 정부 고위층에서 생각하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협의체 제안과 행정부, 입법부 수용 여부가 중요한 잣대임을 내비쳤다.
감염 관련 규제책으로 갈 수 있다는 의료계 우려도 일부분 공감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어떤 과제는 예산이 많이 들어갔는데 효과가 적고, 어떤 과제는 예산이 적게 들어가도 사회문화적 변화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있다"면서 "예컨대 간병과 문병 문화는 시설로 접근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미국처럼 응급실 진료비 비용을 높이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병 문화가 과거에도 시도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은 문제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9개 과제별 작업반이 나눠 돌아간다. 정부와 의료계가 주도하고 다른 단체가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라고 전하고 "협의체는 예산작업에 초점을 맞춰 연말까지 3개월 초점을 맞춰 운영되면 중장기 과제는 연장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의원과 대형병원 간 진료의뢰와 진료회송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중장기 과제이다.
이윤성 위원장은 "사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환자들이 서울대병원 가는 것을 막는다면, 돈 있는 사람만 살고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것이냐 라는 불만이 바로 나올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싼 의료비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고 상황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다. 싼 음식을 먹는 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몸이 아파 비용으로 차별받는다는 것은 국민 정서 상 납득이 안 된다"며 고착화된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내가 직책을 할때 또는 내 임기 중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해선 안 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는 숙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도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3년 뒤, 5년 뒤 같은 이야기가 나왔을 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걸음이 자꾸 쌓여야 큰 나무가 생긴다"며 조언했다.
성과에 매몰된 의료단체와 복지부의 조급성도 지적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협의체 위원들 모두 어떤 주장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문제는 주장을 위원들에게 설득과 이해를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주장만 하면 안된다"면서 "구성원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안에 당장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논의하고 안되면 표결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도 마찬가지이다. 입맛에 맞는 방안만 유도해서는 안된다. 민간단체에서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복지부도 심각하게 고민해 우선 순위로 올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윤성 위원장은 끝으로 "복지부도 현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은 인정한다. 의료계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라면서 "단순히 의료계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주장으로 안 된다. 의료계가 복지부에 명분을 제공하고, 복지부가 기재부와 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단체에 거시적 안목을 주문했다.
한편, 의료관련감염 협의체는 오는 15일 2차 회의에 이어 30일과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3차 회의를 통해 9개 과제별 세부골격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