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제약계 최다 애로사항 "주말학회 영업"

발행날짜: 2018-06-21 06:00:58
  •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 "유연근무제·문화 변화 도입으로 탈출구 모색"

'주 52시간 근무'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제약·바이오산업계 현황조사에서 주말학회 등 특수한 영업환경이 최다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업체들은 집중 근무시간제, 회의시간 축소, 6시 이후 PC오프제 등의 유연근무·근무 형태·문화 변화를 대응 방안으로 꼽았다.

20일 데일리팜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제31차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을 개최하고 주52시간 근무에 따른 개정 노동법 내용과 대응 방안, 제약바이오업계의 준비 상황 등의 내용을 공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재국 상무는 '제약바이오업계 준비 상황과 의견 청취' 발제를 통해 최근 진행한 회원사 애로사항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기업 애로사항
이재국 상무는 "5월 28일부터 6월 15일까지 50개 이사사를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제약·바이오산업계 현황을 조사했다"며 "분야별 애로사항과, 준비, 건의 사항 세가지 항목에 걸쳐 의견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업계가 꼽은 애로사항은 ▲주말학회 등 특수한 영업환경(31%) ▲전염병 등에 생산 대응력 약화(21%) ▲복잡한 제도 도입 절차(17%) ▲비용 부담(14%) ▲실험 스케쥴 등 R&D 환경 변화 어려움(14%) ▲적정 인력 채용 문제(3%) 순으로 꼽혔다.

주말학회 등 영업 환경에 대해 가장 큰 우려가 나온 것은 제약·바이오업체의 경우 의학회 학술대회 부스 설치를 통한 홍보, 런치 심포지엄 등의 '특수한' 방식의 홍보가 많다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국 상무는 "제약영업 환경을 살펴보면 영업 전, 점심시간, 일과 후 등 의약사에 대한 접근 시간이 제한적이다"며 "주말 학회, 학회 집중기간 등 초과 및 휴일근무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업은 현지 출퇴근, 대기시간, 대체휴무 등 부서 특성에 따른 근태관리의 어려움이 있다"며 "콜 관리, 긴급 A/S 등의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처가 곤란한 부분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 인력을 투입해도 친밀치 않은 의약사와의 업무 달성율과 활용도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해 일률적으로 초과 12시간 근무 제한 준수는 효율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는 것.

이재국 상무는 "R&D 영역 역시 개발스케쥴, 임상단계 등과 같은 프로젝트 중점 업무개발 특성상 연장근무와 같은 집중 근무가 불가피하다"며 "급여 저하로 인한 R&D 우수인력 유출 위험과 전문가 대체인력 채용의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했다.

그는 "의약품 업종에 채용된 연구인력 가운데 석·박사 비중은 71.1%, 산업전체는 32.5%에 달한다"며 "집중 근무로 인한 R&D 연구개발 성과 등에 대한 보상 방법과 기술 수출·이전, 파트너쉽 체결 등을 위한 해외 출장 시 근무 시간 산정의 어려움도 뒤따른다"고 밝혔다.

생산 영역에서는 수요 증대, 야간 작업 인력 모집 등 특정요인에 따른 대처 곤란이 문제 상황으로 꼽혔다.

대응방안
이재국 상무는 "공장 증축, 계절특수, 실사, 수출증가 등의 특정요인에 따른 대처가 곤란하고 교대 근무 중 야간작업 신규인력 모집도 어렵다"며 "단기간에 숙련인력 고용의 곤란으로 필요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 초래, 생산효율성 저하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회원사들은 고용 인력 미확보에 따른 생산효율성 저하가 10~15% 감소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상무는 "유통기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재고 확보나 생산량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염병(메르스,신종플루) 등 품절 이슈가 발생했을 때 생산공장 비상체계가동 불가로 생산량 맞추지 못할 경우, 환자 피해 우려도 있다"고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을 주문했다.

기업별 대처 방안은 ▲유연근무제 도입(52%) ▲근무형태·문화 변화(31%) ▲신규 채용(17%)로 꼽혔다.

이재국 상무는 "기업들이 매점 및 커피숍 이용 제한이나 오전·오후 2시간씩 집중근무시간제, 회의시간 1시간 이내 제한, 숙박워크숍 제한, 6시 이후 PC 오프제 등의 근무형태를 바꾸고 있다"며 "업무시간 외 SNS금지, 보고문화 개선, 강제적 회식참여 인식 개선 등의 문화 개선 방안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대응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수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며 "정부에서 연구 · 생산 분야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을 시 노동부 사전 승인을 받아 일정기간동안 특례업종과 같은 기준 적용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제약업종 특수성 고려한 최적 근로시간제 모델과 프로젝트별 결과 도출에 따른 재량근로시간 적용 등 예외조항 적용이 필요하다"며 "제도전반,가이드라인 노동부 주도의 실무 방침에 대한 교육 및 설명회도 개최해달라"고 제안했다.

일자리 창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제도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1시간을 위해서 신규 채용을 하느니 기존의 숙달된 직원이 1시간을 더 일하는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

이재국 상무는 "추가 수당에 따른 인건비는 연간 15% 증가하고 이것은 직원 100명을 신규채용하는 것과 맞먹는 수치"라며 "정부와 기업, 노사간 현업에서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소통을 통한 근로시간 인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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