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첫 실태조사 신뢰성 의문…복지부 "한계 인정"

이창진
발행날짜: 2019-12-19 05:45:57
  • 진료과·직역 배제한 의사 수입·환자 수 "정책 참고자료 수준"
    의사·약사 증원 근거자료 주장 '일축'…"내년도 추가 연구 진행"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보건의료 핵심 인력의 수입액과 근무여건 등을 담은 첫 실태조사 결과의 한계와 신뢰성을 보건복지부도 인정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의료자원정책과장과 홍승령 간호팀장은 18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직종 간 실태파악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 의사와 약사 증원을 위한 근거자료 의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복지부는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가 2018년 11월과 12월 시행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왼쪽부터 홍승령 팀장과 손호준 과장은 첫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한계를 인정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2019년 10월 시행) 이전 실시한 것으로 1억 4000만원의 복지부 연구용역으로 진행됐다.

웹 기반 설문으로 의사 591명, 치과의사 491명, 한의사 1292명, 간호사 6935명, 약사 679명, 간호조무사 5090명 등 13개 직종 1만 8244명이 응답했다.

주요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의료기관 근무 의사의 평균 월수입(세전)은 1342만원, 치과의사 1002만원, 한의사 702만원, 약사 555만원, 한약사 319만원, 간호사 329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어 간호조무사 186만원, 물리치료사 286만원, 작업치료사 226만원, 임상병리사 294만원, 방사선사 352만원, 치과위생사 247만원, 보건의료정보관리사 304만원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무시간의 경우, 의사 45.9시간, 치과의사 45.0시간, 한의사 49.1시간, 약사 53.7시간, 간호사 38.6시간, 간호조무사 36.6시간, 물리치료사 39.3시간, 작업치료사 36.1시간 등이다.

일주일 간 1인당 외래환자 수는 의사 235.2명, 치과의사 98.0명, 한의사 115.5명, 간호사 153.2명이며. 입원환자 수는 의사 11.8명, 간호사 51.4명 등을 보였다.

문제는 보건의료 핵심인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실태조사의 한계다.

의사 응답자 591명은 26개 전문과목과 대학병원 교수, 봉직의, 개원의, 전공의 등 직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평균치로 수입액과 외래 환자 수 모두 허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 직종별 월평균 수입액.
약사 679명의 경우 병원약사와 근무약사, 업체 근무 약사, 약국장 구분 없는 임의 설문으로 신뢰성을 답보하기 어렵다.

복지부도 이번 실태조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은 "의사의 경우 전문과목별, 지역별 다양한 상황을 의사 하나로 조사했다. 직종 간 경향만 담겨 있어 보건의료인력 정책 수립 시 참고자료 수준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과장은 다만, "이전에는 보건의료 관련 협회별 자료에 국한됐다면, 정부 차원에서 전 직종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자료가 방대해 용역연구 금액이 크다고 볼 수 있으나 향후 의료정책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의 한 달 수입액을 비롯한 조사 수치의 한계를 시인했다.

홍승령 간호팀장은 "의사는 50대, 간호사는 20대 응답이 많았는데 연령대 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면서 "보건의료 전 직종을 대상으로 설문해보자는 야심찬 시작이었지만 조사과정에서 한계가 다소 있다"고 토로했다.

손호준 과장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시행으로 내년도 예산도 확보했다.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탕수준인 OECD 대비 한국 의료인력 현황은 의사와 간호사, 약사 증원 정책을 위한 명분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손호준 과장은 "의료인과 약사 인력 증원을 위한 의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실태파악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답했다.

의료계 고발 등 홍역을 앓고 있는 진료보조인력(PA) 문제는 지속적으로 협의중인 상황이다.

OECD 대비 보건의료 인력 현황.
손호준 과장은 "진료보조인력 문제는 의료계와 조율 중에 있으나 쉽지 않다. 업무수준과 범위 등의 의견이 다르다. 다만 처음 회의보다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소병원 최대 현안인 간호인력난 해법도 제시하지 못했다.

홍승령 팀장은 "의사와 간호사는 농촌일수록 임금이 높아도 못 구한다는 사실을 실제 수치로 확인한 것"이라면서 "의료인력은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어 전문가들도 쉽게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손호준 과장은 "보건의료는 다양한 직역이 있기 때문에 전체 대상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내년도 상반기까지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료계 협조를 당부했다.

관련기사

정책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