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수가'의 아이러니…인증 재활의료기관은 대상 제외

이창진
발행날짜: 2020-07-08 05:45:58
  • 병원·요양병원 사각지대 "전담 의료진 배치했는데 수가적용 불가"
    전향적 평가 대상 23곳 명단 비공개 일관 "공정 투명한 정책 필요"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으면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를 받을 수 없는 기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를 적용받기 위한 세부항목이 급성기병원 인증기준에 있어 재활의료기관 인증으로는 수가 적용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재활의료기관에 전달했다.

앞서 복지부는 최근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 산정기준' 안내를 통해 요양병원 입원환자 대상 감염예방관리료 1150원 수가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26개소는 별도 재활 인증을 받으면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재활병원 모습.
그동안 요양병원들은 감염관리 전담 의사와 간호사 지정 불구 감염예방관리료 수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수가 신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문제는 재활의료기관이다.

올해 3월부터 지정된 후향적 평가 재활의료기관 26개소는 별도의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유효기간(3년) 내 받아야 한다.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 중간 단계인 재활의료기관은 인증기준 감염 항목이 완화되며 감염예방관리료 수가 적용의 사각지대가 된 셈이다.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준비 중인 병원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재활의료기관협회 이상운 회장(일산중심병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올해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데,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으면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를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인력과 장비 등 복지부 지정 기준에 맞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돼 별도 인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운 회장은 "후향적 평가에서 지정된 26개소 모두 올해를 시작으로 3년 내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감염예방관리료 수가를 줄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다수 재활의료기관이 감염 전담 의사와 간호사를 배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재활의료기관 지정의 다른 문제는 깜깜히 정책이라는 것.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후향적 평가 26개소 지정과 별개로 의료인력 기준 완화 차원에서 전향적 평가 대상 23개소를 대상으로 9월부터 지정기준 평가에 들어간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후향적 평가로 지정된 26개소 명단(위 표)을 공표했으나, 전향적 평가 대상인 23개소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향적 평가 대상 23개소의 명단은 베일에 싸인 상황이다.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이 개별 통보하면서 입소문을 통해 일부 병원만 알려졌다. 23개소 중 요양병원 7~8개, 급성기병원 15~16개 등이 예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현장조사와 내부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경 최종 명단을 공표한다는 입장이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전향적 평가 대상 병원 23개소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의사와 간호사 지정기준을 심사해 12월 중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평가 대상 일부 병원 중 당락 여부와 경쟁병원을 의식해 명단 공개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차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준비하는 병원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의료정책을 주문했다.

지방 한 요양병원장은 "전향적 평가 대상 병원이 어느 곳인지 알아야 벤치마킹도 하고 지정 준비도 할 텐데,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명단 공개를 꺼리고 있다"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의료정책은 기본이다.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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