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통합 국내사 M&A 신호탄 될까…기대와 우려 공존

발행날짜: 2024-01-30 05:20:00
  • 글로벌 신약 개발 위한 입수합병 사례 확대 예상
    "경영권 분쟁 등 실제 성과 지켜봐야" 신중론도

최근 한미약품 그룹과 OCI 그룹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인수 합병에 신호탄이 터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글로벌 신약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일부는 경영권 분쟁 등의 진통을 지적하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와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계약, 신주인수계약 체결 등을 통해 그룹 통합을 알렸다.

한미약품이 그룹내에 공유한 통합안.

해당 계약을 통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되는 형태로 그룹간 통합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과거 기술수출 등을 통해 제약업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끌어낸 국내에서 손꼽히는 상위권 제약사라는 점에서 이같은 소식은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번 한미약품 그룹의 그룹 통합을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M&A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

과거에 비해 대기업들 역시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약사 입장에서도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등, 기업간 결합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타이어뱅크의 파멥신 인수와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등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 역시 이같은 흐름에 한 갈래라고 보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A제약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제약사간의 결합이나 바이오텍간의 결합이 있었던 만큼 이같은 사례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최근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다른 업종에서 일부 제약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국내 제약사들 역시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 자본이 필요한 만큼 이같은 결합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며 "제약사간의 결합이나 바이오기업과 제약사의 합병 등 다양한 사례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형 M&A의 사례가 될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사례 이후 업계에서는 M&A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실제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즉, 이번 통합 사례가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이같은 시도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한미약품 그룹과 OCI 그룹간의 통합의 경우 한미약품 그룹 내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미약품은 꾸준히 통합과 관련한 루머에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한미약품은 29일에도 그룹 통합을 통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채무 조기 상환은 물론 대규모 자금 확보를 통한 영역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자금력과 OCI의 네트워크를 통한 신약 라이선스 아웃 시 협상 주도권 강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특별관계인 해소까지 진행하며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 임종윤 사장은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과 디엑스앤브이액스 등이 한미약품 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기존 송영숙 회장을 중심으로 한 특별관계를 해소하고 별도의 특별관계인으로 28.04%의 지분을 확보하며, 의결권 싸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사실 그룹 통합설이 나온 직후 이같은 경영권 분쟁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이미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미 부광약품의 사례에서 보듯이 다른 업계에서 제약업계에 진출했을 때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그룹 통합이 실제로 이뤄진다해도 이후 변화까지는 지켜봐야 성공여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현 시점에서는 다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입장과 긍정적인 M&A나 오픈이노베이션의 형태라는 생각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번 사례가 부정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오히려 다른 업계에서 제약업계로 진출하는 M&A가 위축 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업계에서도 이번 사례가 어떻게 끝날지는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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