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천안·단국대 전공의 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 반토막
천안·아산 충무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각 8명으로 더 많아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셧다운 사태 이후 천안권 내 권역응급의료센터보다 지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이 많은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인근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단국대병원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운영 중인 천안충무병원, 아산충무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운영시에도 인근에 단국대병원 천안 충무병원, 아산 충무병원, 천안의료원 등으로 이송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의료계 우려를 일축한 상황.
하지만 응급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천안권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을 해왔던 2개 수련병원은 전년 대비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반토막 난 상태로 올해 상반기를 버티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원 이탈로 셧다운 선언을 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외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단국대병원도 19일부터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으로 버텨야 한다.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응급의학과 교수(전문의) 7명 + 전공의 7명을 합해 총 14명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전공의 7명이 전원 사직하면서 7명으로 반토막났다. 여기에 올해 초 교수 1명이 개인적 사정으로 사직하면서 6명으로 줄었고, 최근 교수 1명이 병가에 들어가면서 급기야 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전공의 사직 이전에는 전문의 8명 + 전공의 10명을 포함 총 18명이 응급환자 이송, 진료를 전담해왔지만 전공의 10명이 일시에 빠져나갔고 최근 4명의 교수가 이탈하면서 24시간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 해졌다.
순천향 천안병원 사례를 볼 때, 단국대병원 또한 의료진들의 업무 과부하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교수 6명 중 1명이 2주간 병가를 들어가게 됐다"면서 "불가피하게 낮 시간에는 타과 교수들이 응급실 진료를 백업하고 응급의학과 교수들은 밤 시간대 진료를 전담,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권역 내 지역응급의료센터인 아산 충무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 8명 중 3명이 최근 사직하면서 5명으로 줄어든 상황. 그나마 8월부터 3명 모두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천안 충무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이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지역 내 응급환자 진료를 책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보다 지역응급의료센터인 2차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더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응급의학회 관계자는 "2차 병원에서 응급실 운영을 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 운영하는 것인 이유가 있는 것인데 권역 내 중증응급환자 의료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역 내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셧다운 사태를 두고 문제될 게 없다며 수습하는 복지부의 발언에 놀랐다"라며 "순천향대 천안병원 셧다운된 상황이 괜찮다면 정부가 스스로 '권역응급센터' 지정 남발은 자인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타과에서 응급실을 백업해야 하는 것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정부가 답답하다"면서 "응급의료가 얼마나 더 망가져야 근본적인 대책에 나설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