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아닌 미용만 부각…GLP-1 오남용 경고 나선 당뇨병학회

발행날짜: 2024-10-31 14:09:31 수정: 2024-10-31 14:10:09
  • 성명서 통해 전문 의료진 처방 및 보건당국 모니터링 역할 강조
    "명확한 의학적 적응증 필요…단순 체중 감량 무분별 사용 안돼"

인크레틴 기반의 비만약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이달 국내 출시된 가운데 관련 학회들이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체중 감소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약제 관련 이슈가 '비만 치료'라는 접근보다 오히려 단순한 미용의 관점에 치중될 수 있다는 것.

31일 대한당뇨병하고히는 인크레틴 기반 당뇨병 치료제 및 비만병 치료제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의료 전문가의 역할 및 대중 교육과 인식 제고, 정부 기관의 오남용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당뇨병과 비만을 크게 개선시키는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가 최근 국내에서 허가 및 출시됨에 따라, 관련 질환의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해당 약제들은 당초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고용량 투여 시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나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문제는 비만은 만성 질환으로, 그 치료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체중 감소가 아닌 동반된 대사질환과 합병증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이러한 약제를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학회는 "위고비 등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는 명확한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만 처방돼야 하고, 약물 오남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정상 체중군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물의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인크레틴 기반의 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들은 반드시 관련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거친 후 처방돼야 한다"며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대사질환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한 종합적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의료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오남용 방지를 위해 단순 체중감소 또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의료진과 환자 모두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비만과 대사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사람에게 처방하는 행위, 비대면 진료 또는 정확한 환자의 질환이나 문진·대사 지표 측정 없는 처방,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처럼 약물 구매를 홍보하는 사례, 비만하지 않은 의사 본인의 체험기를 SNS 등에 올려 미용 목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것으로 오도하는 행위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것.

당뇨병학회는 "대중에게 비만 치료의 올바른 접근법과 약제의 적절한 사용법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체중 감량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과정이며, 약물 사용만으로는 지속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특히 젊은 청년층에서 미용적인 목적으로 비만과 대사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비법처럼 약물치료가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며 "관련 당국은 오남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물 사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불법적인 판매나 사용, 무분별한 홍보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발생할 수 있는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 및 비대면 진료나 비대면 약물 배송, 해외 직구로 약을 무분별하게 사는 경우, 도매상을 통해 다량의 약물을 구입하는 불법 사례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인식개선을 위해 대국민 인식 제고 캠페인 등을 전문 학회와 함께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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