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사태에 이은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는 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다. 내과 전문성을 무시하면 내과 의사 역할 축소와 붕괴, 전공의 지원 감소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대한내과의사회 등은 3일 대한내과학회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최근 학회간 갈등으로 논란이 된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들은 내시경 교육기관 확대 정책은 내과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강조하며, 내시경 검사에 대한 질 저하뿐 아니라 필수의료인 내과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내과학회 박중원 이사장(연세의대)는 "내시경 검사는 질병 초기에 병소를 정확히 발견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 내려 이에 맞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며 "특히 소화기계 암이 많이 발생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암검진사업에서 위대장 내시경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확하고 안전하게 내시경 검사를 수행하는 것은 고도의 의학적 전문성이 필요해 실제 잘못된 내시경 검사로 오진하고 의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대로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검사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고 의료인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내과 전문의의 위대장 내시경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했다.

박중원 이사장은 "내과 전문의는 내시경을 통해 발견되는 미세한 병변을 정확히 해석하고 그에 맞는 후속 조치를 신속히 취할 수 있도록 교육받았다"며 "내과의 전문성은 단순히 내시경을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의 정확성과 환자 건강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K의료 자랑인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지금까지 학회가 수고한 노력을 물거품이 되도록 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의 수준 높은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는 내시경 검사 인증교육 기관확대 안건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내과전문의들은 이번 내시경 검사를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이권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소화기학회 심기남 부회장(이화의대)은 "정부의 의정사태에 이은 이번 내시경 교육기관 확대는 전문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 비판했다.

곽경근 대한위대장내시경학히 회장 또한 "의정사태로 어지러운 상황에 갈등을 일으켜 유감스럽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권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국가검진에 대한 질저하의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내과 전문의가 아닌 다른 진료과목 의사 또한 내시경 교육평점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대한내과학회 유관기관인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는 내시경 내과전문의를 육성하며, 내시경을 새로 시작하려는 다른 진료과 의사에게도 문호를 열어두고 있다.

곽경근 회장은 "실제 산부인과, 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연수평점을 받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일반의 또한 교육평점 받을 수 있어 이미 한국에서는 필요한 숫자 이상의 내시경 전문의를 매년 육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시경 검사 교육 인증을 다른 전문 진료과 학회에 확대한다고 해서 내시경 검사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 예상하기 힘들고 오히려 질 저하를 우려해야 한다"며 "내시경 검사 교육 수행기관 확대에 반대하는 우리 입장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가치인 환자의 안전과 의료질 향상과 유지에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과 전문성을 무시하면 내과 의사 역할 축소와 붕괴, 전공의 지원 감소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내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인프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