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효과 논란 '세포치료' 획기적 전기마련

조형철
발행날짜: 2005-02-23 12:00:48
  • 줄기세포 이용 NK세포 활성화 메커니즘 발견

여지껏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논란을 지속해왔던 면역세포 치료법이 조만간 새로운 의료기술로 임상에 활용될 전망이다.

면역세포 치료법은 대학병원 뿐만 아니라 일선 개원가에서도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 치료수단으로 주목받았으나 효용성 논란과 정부의 규제로 인해 임상활용에 위축을 받아왔다.

22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양규환)에 따르면 세포체연구부 최인표(49) 박사팀과 인간유전체연구실 유대열 박사팀은 줄기세포를 이용, 체내에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NK세포의 분화와 활성메카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신규 유전자 'VDUP1'를 찾아 동물실험을 한 결과, 이 유전자가 없는 실험군은 비교군에 비해 NK세포의 수와 기능이 현저히 저하돼 있었고 암세포가 이상 증식해 있는 것을 확인, 이 유전자가 성체줄기세포에서 NK세포로 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 박사는 “환자의 골수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면역세포로 분화시키고 활성화시키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며, “암 등 면역세포와 관련된 난치병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의 특성상 기존 면역세포 치료법에서의 말단혈액 세포 추출은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나 줄기세포를 이용해 생생한 NK세포를 활성화시킬 경우 효과에 대한 양상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이번 연구에 대해 면역항암치료를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기존 의료기술로 치료하지 못한 말기 암 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한 ‘제4의 항암치료요법’ 개발에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면역세포치료를 연구하고 있는 이노메디 클리닉 정태준 원장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실제 줄기세포에서 NK세포를 분화시키진 못했을 것이지만 그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고 차후 면역세포치료법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성체줄기세포를 NK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켜 숫자와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암 환자들의 NK세포를 회복시키는 세계 최초의 면역항암치료 신약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불법 임상시험 논란 등 악재가 겹쳤던 면역세포치료법 활성화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재 식약청은 면역세포치료를 체외에서 배양후 재주입한다는 것에 주목, 감염의 위험을 지적한 바 있으며 약물로 인정해 임상허가나 의약품 등록을 하지 않고 임상에 적용한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GMP시설을 갖춘 후 시행하는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 면역세포 치료법에 대한 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셀(Cell)의 자매지이자 면역학 분야 최고 저명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온라인 판에 오늘(23일)자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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