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임상교수의 무한한 실험정신이 가와사키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 길을 열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김동수(소아과) 교수는 기존 치료법에 반응치 않는 4명의 가와사키병 환자에게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메소트렉세이트(Methotrexate:MTX)’를 투여한 결과 부작용 없으면서 해열과 재발방지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김동수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가와사키병 환자 중 기존의 아스피린과 고용량의 ‘감마글로불린’ 정맥주사, 스테로이드 치료법에 반응치 않는 4명에게 MTX를 투여했다.

투여 결과 이들 환자 모두에서 즉각적인 해열 및 염증억제 효과가 나타났으며, 환자 한명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관상동맥이 좁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수 교수는 “가와사키병 환자 중 10%는 기존 치료법에 반응치 않고 있다”면서 ”MTX를 투여한 4명의 환자는 현재까지 재발은 물론 약물 부작용 없이 완치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MTX는 항암제로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효과가 없는 증증 불응성 건선에 널리 쓰이는 약제이다.

가와사키병은 주로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열성 염증질환으로 고열과 두통, 복통, 관절염, 관절통 등을 비롯해 피부껍질이 벗겨지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특히 관상동맥염과 관상동맥류(염증에 의해 혈관이 약해지고 확장) 합병증을 동반해 심근경색증을 야기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5세 미만 어린이 10만명당 95.5명꼴로 발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MTX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해도 열이 내리지 않고 염증이 가라앉지 않아 확신을 가지고 이 성분을 써봤더니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와사키병 환자에게 교과서대로 치료를 했는데도 효과가 없어 고심 끝에 MTX를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첫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병세가 호전돼 환자군을 넓혀 효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수 교수는 앞으로 기존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는 가와사키병 환자에게도 MTX를 확대 사용할 계획이며, 보다 좋은 치료 효과와 치료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김 교수는 고가의 감마글로블린 약제에 비해 저렴한 MTX를 사용함으로써 환자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MTX를 사용한 가와사키병 치료법을 세계 처음으로 보고한 이번 연구결과는 ‘스칸디나비아 류마티스학회지(Scandinavian Journal of Rheumatology)‘에 게재됐다.

널리 알려진대로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당초 협심증치료제로 개발하던 중 실데나필 성분이 심장으로 통하는 혈관을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성기의 혈관까지 확장해 발기를 지속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해 발기부전치료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번 김 교수의 사례는 임상교수의 연구욕이 만들어낸 성과여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