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치료지침 '봇물'...실제 임상적용 한계

안창욱
발행날짜: 2005-10-26 06:50:15
  • 간염 등 가이드라인 제정...정부 기준과 충돌 불가피

대한간학회 등 상당수 학회들이 치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지만 복지부 보험급여인정기준과 충돌하고 있어 의료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한간학회(회장 서동진)는 내달 25일 추계 심포지엄에서 간경변 합병증 치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간학회는 복수와 정맥류, 간성뇌증 등 3가지 합병증에 대한 치료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일선 의사들이 실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간학회는 의학적인 근거에 따라 처치 및 투약 기준을 마련하고, 원로의사들의 자문을 거쳐 최선의 치료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지만 복지부 보험급여인정기준과 상당부분 불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간학회 박중원(국립암센터) 학술위원장은 25일 “치료가이드라인을 실제 적용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알부민 투여”라면서 “알부민은 간경변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보험급여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렇다고 의사들에게 복지부 기준대로 알부민을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학술적 근거를 가지고 의사와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지침을 마련하고 있지만 보험재정을 이유로 급여를 제한하고 있어 적정진료를 제한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학회가 지난해 B형, C형 간염치료가이드라인에서 내놓은 약제 투여기간 역시 현 급여인정기준에서는 100% 인정되지 않는다.

간학회 이명석(한림의대) 보험위원장은 “만성 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과 복지부 보험급여기준이 다르다”면서 “장기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보험기준을 완화해 환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총무 역시 최근 간학회 행사에서 “정부가 간염 치료제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의 보험적용 기간을 제한하고 있어 환자들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경제적 빈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연세의대 이희대)를 포함한 상당수 학회가 유방암 치료가이드라인 등을 제정중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방암학회 한세환(인제의대) 기획정책이사는 이날 유방암 극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에서 암에 걸리는 사람들은 환자 본인과 담당의사의 전문 지식에 근거한 결정에 따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식약청과 심평원에서 사용 허가한 항암 치료제를 환자의 상태에 관계없이 획일적인 용량으로 다른 약제와 배합하고, 투여 순서까지 정해진 형태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간학회 박중원 학술위원장은 “국민이 낸 보험금이 낭비 없이 중증질환을 치료하는데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이며, 이는 최선의 치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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