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서양의학적 이해Ⅱ

어강
발행날짜: 2004-03-22 09:27:57
  • 재활의학 전문의 어강

<어강 선생의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고찰' 편에 이어 '2부 한의학의 서양의학적 이해Ⅱ'를 올립니다-편집자 주>

경락은 존재하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가장 큰 변화로서, 정보전달체계의 발전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선체계로부터 시작하여 무선체계로 이어저 왔으며, 이것은 복잡한 유기체적 관계를 가진 각 분야가 효율적으로 정보전달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과학체계보다도 복잡한 인체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전달체계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시시각각 변화하는 외부의 조건과 내부의 상황에 맞추어, 수많은 세포와 다양한 장기가 한 개체의 생명유지를 위해 일사분란하게 일을 하는 것이, 무엇에 의해 가능하겠습니까?

일차적으로는 유전자의 정보에 의해 살아가야할 방향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각 조직 간에는 세밀한 정보의 상호전달 체계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이런 정보전달체계는 생명유지를 위해서는 합목적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인 것입니다. 한편 인체가 외부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으므로 외부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통로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합니다.

유선체계에 준한 것이 인체에서는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 혈관, 임파 등이며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무선 전달체계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것이며 외부에너지에 대한 receptor도 과연 존재할 까요?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해답은, 유일하게 ‘경락’으로만 설명이 가능합니다.

‘경락은 각 장기와 장기 그리고 외부의 에너지를 장기에 전달해 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통로‘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의학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달체계를 대상으로 인체를 해석하였고, 반면 서양의학에서는 눈에 보이는 전달체계를 대상으로 인체를 이해하려 하였는데, 이런 차이점은 동서양의 우주관과 인체관이 전혀 다른 것으로부터 생겨났다고 봅니다.

동양에서는 우주와 환경에 대응하는 인체관을, 서양에서는 인체를 인체 자체로서 해석하는 사고로서 건강과 질병을 바라보았다는 것입니다. -인체가 생명유지에 이용하는 에너지의 형태 - 태양광선: 인체가 이용하는 태양광선은 여러 파장의 전자파가 있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 중 일부는 Vitamine D를 생성하는데 이용합니다. 한편 0.38에서 0.77마이크론의 가시광선은 각각의 내장기와의 상응하며 원적외선 중에서도 0.4에서 30마이크론의 파장대는 세포나 10대 원소와 공진하여 세포의 에너지를 증폭시키고 활성화시킨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결국 우주의 에너지를 받아드리는 과정은 인체의 내적 상황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생각되며 일종의 법칙이 존재하는 생명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식물과 광합성세균 등에서도 비슷한 예를 볼 수 있는데 태양광선 가운데 가시광선 범위내의 전자파(0.38-0.77마이크론)를 엽록체의 티라코이드(thyrakoid)막을 통해 공명 흡수하여 이것을 광합섬을 하는 에너지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 10대 원소; 탄소, 산소, 질소, 수소, 황, 인, 철, 마그네슘, 칼슘, 칼륨

경락과 생체전기 측정
피부에서 저항 또는 전하를 측정하는 계측기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953년도에 독일 의사 Voll에 의해 개발된 측정기(E.A.V.)와 비슷한 시기 일본의 中谷에 의해 개발된 양도락이 있습니다. 독일의 Voll은 인체에 미약한 전기를 흘리고 피부에서 저항을 측정하였는바, 전기가 잘 통하고 저항이 낮은 곳끼리 연결을 한 선(line)은 수천 년 내려온 경락과 거의 일치한 다는 사실을 발견한바 있습니다.

지금 독일과 유럽 대부분의 나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서는 이런 계측기로 경혈이 위치하는 피부로부터 전기값을 측정하여 진단하는 방식을 임상에 매우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계측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200마이크로 암페어, 5볼트 정도의 작은 전기로 측정을 하며 이 값들은 소위 장기의 활동상황을 의미하는 에너지의 한 가지 형태로서 피부에 투사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잘 이해되고 있는데, 심장을 검사하기 위해 심전도를 하며, 뇌를 검사하기 위해 뇌파검사를 하는 것 등은, 내장기의 에너지가 유선체계(주로 자율신경)를 통해 피부로 전달된 것을 전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연관통이라고 하여 심장에 문제가 있을 때 좌측 새끼 손가락 쪽을 따라 통증이 전달되고 담석증이 있을 때 우측 등이나 우측 어깨가 아픈 것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의학에서 발견한 것은 유선체계로서 ‘내장기와 피부의 소통’입니다. 이런 것을 생리학에서는 체성-내장기 반사(somato-viscetal reflex)라고 합니다.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선체계로서 내장기의 정보 또는 에너지가 피부로 전달되는 것이 바로 경락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최근 물의가 되었던 ‘모’ 학회의 측정기나 제가 정부의 자금을 받아 개발한 측정기는 모두 이런 개념을 가지고 피부의 저항 또는 전하를 측정하는 계측기에 속하는 것입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 계측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며 그 계측 결과를 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중요한 것입니다. 앞에 기고한 것 중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 전기에너지- 인체의 전기장(場); 세포막에 생기는 전위(電位) 즉, 세포막전위로서 전기에너지를 저축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인위적으로 만든 용기 속에 전기장을 형성시킨 것이며 인체도 전기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계측기를 대면 전위가 생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오래 전부터 뇌파, 심전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 전기장의 활동 전류를 검사하고 있습니다.

피부를 통한 에너지 공명
다음에는, 외부의 에너지(빛, 전자파)를 받아들이는 receptor에 대한 존재를 생각해 볼 차례입니다. 이런 receptor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 필요성은 당연히 외부(빛)와 내부(내장기)를 연결하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경락이 피부에 밀접해 있다는 사실은 바로 외부와 상응하기 위함이고, 경락설에 의해 피부에서 불과 1내지 3mm만 자극 하여도 대부분의 경우 즉각적으로 인체가 반응한다는 사실로서 저는 그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

경락이 장기와 직결되어 있다면 상식적으로 두개골이나 늑골과 같은 보호물 속에 보전되어야 하지 않을 까요? 그런데 경락이 피부에 나와 있다는 사실은 ‘외부와의 에너지 교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그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피부의 자극은 비단 침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레이저, 테이프(colour tape) 등에 의해서도 가능한데, 이런 사실도 역시 경락이 피부에 있다는 임상적 증거 중에 하나로 들 수 있습니다.

과연 인체가 실제 반응을 하는 가는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도 증명할 수 있습니다. 1-2개의 피부에 돌출한 경락(경혈)에 ·1내지 2mm 정도만 침으로 자극하고 맥박, 혈압, 호흡수, 컴퓨터 체열측정기 등을 이용하여 측정을 하면 그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과학에서 밝힌 것 중 진동, 파장, 공명, 공진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같은 파장이나 진동이 만나면 에너지가 증폭(amplification)됩니다. 내장기의 정보가 피부와 근육으로 투사되는 현상은 이미 생리학에서 viscerosoamtic reflex라하여 정설로서 알려져 오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각 내장기의 에너지 스펙트럼이 피부로 전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장기 마다 각각 고유한 에너지를 피부에 투사하기 때문에, 같은 진동 또는 주파수의 빛 에너지와 공진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증폭되는 에너지를 다시 내장기에 전달하는 체계로서 경락을 설명 드려 보았습니다. 제가 색으로 테잎을 만들어 경락에 적용하는 것도 이런 원리에 착안 한 것입니다.

개체의 차이
앞에서 경락을 피부로 부터 자극하면 인체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 어떤 경혈을 사용하였는가에 따라 반응이 제각기 다르게 나옵니다.

바로 ‘반응이 각각 다르다는 점’ 때문에 의학을 하는 분들은 경락(경혈)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곳을 자극하면 다 같은 반응을 보여야 과학’이라고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는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모든 인간이 한 가지 자극에 다 같은 반응을 보여야 과학적일 까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각각 입맛이 다르고,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어도 어떤 사람은 피로하고 어떤 사람은 즐겁지 않은가요? 예를 들면 놀이기구 중 바이킹이라던지 하는 것에 대한 각자의 반응을 생각해 봅시다. 또 온도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어떤 사람은 따듯한 것을 좋아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조금만 더워도 짜증을 냅니다. 같은 약을 주었는데도 사람에 따라서는 반응이 다르다는 점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선생님들은 진료 중 약물에 의해 문제가 생기면 ‘특이체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현대 의학과 과학에서는 좀 더 ‘인간을 인정하는 계기’로서 각 개체의 차이를 연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체질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언급을 하기로 하겠습니다.

변화속의 변화-시간과 공간의 차원
물 밖의 상황을 분석하여 물 밑의 현상을 추정하는 것은 낚시의 전문가에게서는 가능한 것이라고 표현하였는데, 피부의 전기적 변화를 보고 장기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분야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들은 의학에서 말하는 ‘객관성과 과학성’이 결여 된 듯이 보이기 쉬운데, 그 것은 소위 ‘변화속의 변화’라는 다차원적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일 수 있습니다.

즉, 의학은 ‘누가 보아도 그렇게 보이는 것’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의학적 사고에 익숙해진 선생님들은,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동양의학을 못 마땅하게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분들도, 이런 점을 잘 못 해석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동양의학에서, 같은 현상을 놓고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른 것을 ‘그 학문적 특성이 개체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는 ‘각자가 연구한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라는 것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나, 정확한 시각으로 다차원적인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지식만으로 많은 상황을 해석하려 든 다면 ‘논리는 없고 말만 있다’는 비평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본질을 모른 채, 지식만 많은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고 봅니다.

다시 본론을 말씀드리면, 인체에는 ‘변화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다차원적 현상은 어디에서 부터 기인하는 것일까요? 가장 일차적인 것으로서 ‘시간과 공간의 차원’이라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우주론 적으로 보면 우리는 시간의 차원에 살고 있으며 동시에 공간의 차원에 살고 있습니다. 해와 지구와 달의 관계에 따라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자기장이 인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외부적 변화에 대해 인체도 반응을 보이는데 의학적으로는 밤낮에 따른 diunal rhythm 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도 이런 규칙성에 부합하여 분비가 조절되는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경락에도 이런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diunal rhythm과 같은 것으로서 음시간과 양시간에 따른 에너지의 양극화 현상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분류, 24시간의 흐름에 따라, 신체 각 부위에서 에너지 흐름의 방향이 변하고, 각 경락에 최대 에너지가 흐르는 시간대도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현상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따른 시간적 개념과, 자기장의 방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들을 포함하여 공간적 개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됩니다. 이런 이론을 현대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오랜 세월 속에, 매우 많은 나라에서 임상가 들은 ‘환자의 반응을 통하여’ 동양의학의 논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공간적 차원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드리면 각 장기(경락)이 동시에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이러한 원리가 있는데, 오행론을 통해 설명하여 보겠습니다.

그림. 오행

각 장기의 관계에 대한 서양의학적 해석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양의학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각 장기간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심장(火)의 Cogestie Heart Failure는 폐(金)의 Pulmonary Congestion을 야기하며 계속 병이 진행되면 간(木)의 Portal Hypertension(Hepatomegaly), 비(土)의 Splenomegaly, 신(水)의 Renal failure로 파급되어 진행됩니다. 그리고 renal failure는 결국 heart에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변화는 내과 책에 잘 표현된 것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동양의학의 오행에서, 심장은 火, 폐는 金, 간은 木, 비장은 土, 신장은 水입니다. 오행의 법칙 중, 생리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병이 진행하는 법칙으로서 ‘상생상극’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중 ‘상극’의 법칙으로서 [화극금, 금극목, 목극토, 토극수, 수극화]의 관계가 존재합니다.

서양의학에서 heart failure가 단계적으로 renal failure로 파급되는 과정과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상극‘의 법칙이 똑 같은 수순을 밟는 것에 대해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오래전, 의학과 동양의학을 비교 분석하면서 이 법칙을 발견하고 대단히 놀라게 되었는데, 동서양의 합일점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이때부터 였습니다.

이상으로, 시간과 공간의 차원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오행의 예로서 설명드렸습니다. 오행의 법칙이란 결국 경락간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동양의학적인 방법 증 하나입니다. 그리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에너지가 달라지고, 한편 같은 시간동안에도 경락 간의 상호관계(공간적 관계)에 의해 인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가’를 이해해야, 비로서 동양의학을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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