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두륜 변호사(대외법률사무소)
한미 FTA 제1차 협상을 마친 후 김종훈 FTA협상 수석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미국측은 교육과 의료서비스 분야의 개방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FTA 협상 추진을 찬성해 온 측은 ‘FTA 추진으로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으며,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 라고 하며 FTA 반대론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그 이전부터 ‘미국은 지금까지 FTA를 체결하면서 공공 목적의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협상에서 제외해 왔기 때문에 이번 한미 FTA에서 쟁점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해 왔다.
FTA 찬성론자들이나 정부의 해석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존중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아니한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오해이다. 미국은 아무리 공공성이 강해도 이익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장개방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우리나라 정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이에 대하여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미국이 한국의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아니한 이유는,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때문이 아니라, 한마디로 한국의 의료시장에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의 의료시장은 왜 매력이 없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되어 있고,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가격대로 진료비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진료수가가 미국에 비하여 턱없이 낮다. 이 진료수가대로 진료비를 받는다면, 어떠한 의료기관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외국의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이익을 남기더라도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거나 본국으로 송환할 수도 없다.
현재 영리병원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쉽게 개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세 번째는 미국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이 우리나라에 비하여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영역에 있어서는 미국이 앞선 부분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앞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준이 선진국에 비하여 뒤떨어진다는 일부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가 건강보험제도 등에 묶여 있어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주장이다.
동등한 조건하에서 경쟁을 하였을 때,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수준은 다른 어느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였을 경우, 그로 인한 타격은 오히려 미국이 입게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가 미국에 개방하는 만큼 미국도 자국 내 의료시장을 우리에게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 의료시장에도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일부 상류층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은 비싼 진료비를 지불하더라도, 외국 의료기관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특정계층을 겨냥하기 위해서 미국이 우리나라 의료시장의 전면 개방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천 송도, 부산과 진해, 광양 등에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그 안에 설립된 외국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일부 의료법이나 국민건강보험법의 적용을 배제시키고 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앞으로 정부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하여 각종 조세 혜택까지 부여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안에는 미국이 원하는 의료시장 개방의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미 FTA 협상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그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의료시장 개방과 관련된 현재의 논의를 보면 한미 FTA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과 전략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매주 의료법률칼럼을 게재하는 현두륜 변호사는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법률상담서비스를 실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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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FTA 협상 추진을 찬성해 온 측은 ‘FTA 추진으로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으며, 국익에도 도움이 안된다’ 라고 하며 FTA 반대론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그 이전부터 ‘미국은 지금까지 FTA를 체결하면서 공공 목적의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협상에서 제외해 왔기 때문에 이번 한미 FTA에서 쟁점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해 왔다.
FTA 찬성론자들이나 정부의 해석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존중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아니한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오해이다. 미국은 아무리 공공성이 강해도 이익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장개방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우리나라 정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이에 대하여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미국이 한국의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지 아니한 이유는,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때문이 아니라, 한마디로 한국의 의료시장에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의 의료시장은 왜 매력이 없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되어 있고,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가격대로 진료비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진료수가가 미국에 비하여 턱없이 낮다. 이 진료수가대로 진료비를 받는다면, 어떠한 의료기관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외국의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이익을 남기더라도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거나 본국으로 송환할 수도 없다.
현재 영리병원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쉽게 개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세 번째는 미국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이 우리나라에 비하여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영역에 있어서는 미국이 앞선 부분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앞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준이 선진국에 비하여 뒤떨어진다는 일부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가 건강보험제도 등에 묶여 있어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주장이다.
동등한 조건하에서 경쟁을 하였을 때,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수준은 다른 어느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의료시장 개방을 요구하였을 경우, 그로 인한 타격은 오히려 미국이 입게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가 미국에 개방하는 만큼 미국도 자국 내 의료시장을 우리에게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 의료시장에도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일부 상류층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은 비싼 진료비를 지불하더라도, 외국 의료기관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특정계층을 겨냥하기 위해서 미국이 우리나라 의료시장의 전면 개방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천 송도, 부산과 진해, 광양 등에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그 안에 설립된 외국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일부 의료법이나 국민건강보험법의 적용을 배제시키고 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앞으로 정부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하여 각종 조세 혜택까지 부여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안에는 미국이 원하는 의료시장 개방의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미 FTA 협상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그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의료시장 개방과 관련된 현재의 논의를 보면 한미 FTA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과 전략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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