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 "수가인상 언발 오줌누기"…후속책 촉구

발행날짜: 2009-07-02 06:47:45
  • 학회 관계자들, 지속 수가인상 의료사고 대책 등 주문

"수가인상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단발성 정책으로 끝난다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1일부터 흉부외과와 외과의 수가가 각각 100%, 30%씩 인상된 것과 관련, 이들 과목을 이끄는 학회의 리더들은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 수급과 관련한 외과계의 문제에 관심을 보인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그에 대한 후속대책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일부터 100%, 30% 수가인상…"정부관심 의미있는 일"

보건복지부(장관 전재희)는 1일부터 전공의 기피과 문제해결을 위해 흉부외과와 외과 전문의에 대한 수가가산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흉부외과는 201개의 처치 및 수술행위에 대해 수가가 100% 가산되며 외과는 322개 처치에 30%의 수가를 더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해당 학회들은 우선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꼽혔던 수가현실화의 첫발을 딛었다는 것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조건현 이사장(가톨릭의대)은 30일 "정부가 흉부외과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비현실적인 수가를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후속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외과학회 문재환 보험이사(한일병원)는 "외과가 겪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피부로 와닿을 만큼의 인상폭은 아니다"며 "하지만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는 점은 분명 희망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수가인상은 첫걸음, 지속적인 보완책 나와야"

하지만 이들은 전공의 수급문제를 비롯, 의료 정상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의료사고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는 것이다.

흉부외과학회 정경영 보험위원장(연세의대)은 "전공의 수급문제는 곧 전문과목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그러한 면에서 수가문제를 빼고서는 전공의 수급은 아무리 말해봐야 답이 안나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부 국회의원들을 비롯, 정부가 대안마련에 나섰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하지만 의료사고 문제 등 나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환 보험이사는 "문제는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에 합당한 수가는 아직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다수 외과의사들은 그러한 상황을 묵묵히 견디며 순수하게 의술에 종사하고 있다"며 "외과의사들의 이러한 노력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의료사고 등의 문제에는 흉부외과와 외과가 의견을 같이 했다. 외과의사로서 수술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고 최선을 다한 결과에 대해서는 그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영 보험위원장은 "외과계열 전문의들은 늘 의료사고와 함께 살아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하지만 실제로 의사가 과실을 저질러 환자가 잘못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상당수의 외과계열 의사들은 늘상 소송에 휘말려 서전으로의 삶을 회의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공의들의 외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회들은 수가인상에 이은 후속대책이 없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전공의 수급정책은 먼나라 이야기일뿐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문재환 보험이사는 "전공의들은 결국 노력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수가개선도 의미있지만 제도적 보완책이 지속적으로 나오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무스러운 것은 정부가 전향적인 마인드로 이러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의 고비를 어떻게 넘는가가 한국의료의 선진화를 이루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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