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따라 국가도 다르다"

박경철
발행날짜: 2004-06-07 06:45:05
  •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 신세계클리닉 원장)

<고정칼럼 집필자 소개>
인터넷에서 필명'시골의사'로 통하는 박경철 외과전문의는 국내 최고의 사이버애널리스트로 MBN 주식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인정받고 있다.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 "공화국"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에 따라 국가도 다르다, 인간의 성격이 다르듯이 국가도 다르다, 국가는 그 안에사는 사람의 인간성으로 결정된다. 국가의 현상은 시민의 현상의 반영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더 훌륭해지지 않는 한, 어떠한 변화에의해서도 국가의 본질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

이말은 정치학 혹은 사회학에서 다음과 같이 확대 해석된다.

"국가, 혹은 사회의 수준은 그 구성원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며, 때문에 국가 혹은 단체의 지도자의 수준 역시 그 사회의 수준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반영한다. "

지금 우리사회의 지도자 논쟁. 혹은 국가의 정체성 논쟁의 해답은 여기에 있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 속한 집단의 수준을 의심하라는 것이다..

필자가 이말을 인용한 이유는 두가지 함의를 가진다.

먼저 정치적 지향성에 있어서의 국가의 최고 지도자에 생각이 미치지만 이 이야기는 그만두자,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것은 바보이거나 비겁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것은 우리가 속한 단체의 지도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현 의협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임무를 맡은 분이다. 게다가 회원 전체가 (돈 없어 회비를 내지 못한 분들은 제외하고..) 직선으로 뽑은 정통성까지 갖추고 있으며, 전 정권에서 사법적 제재 직전까지 갈 정도로 나름대로 적당한 투쟁성까지 확보하신 분이다.

사실 이분은 불과 5.6. 년전만해도 의협의 수장으로서 그 어떤 분보다도 자질이 훌륭한 분일지 모른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의협 수장은 적당한 이너서클에서 고만고만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며, 의업에서 어느정도 경제적 성취를 이루고, 말년에 적당한 명예를 욕심내는 분이면 족했다.

그러나 이분이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역사 의식"이다. 사실 이 때문에 이분은 불행하다, 이분이 역사의식이 있으면 지금 이미 그자리를 내려왔을 터이니 불행했을 것이고, 현실에서는 역사의식이 없어서 그자리를 아직도 거머쥐고 계시니 또한 불행하다.

지금이 어느때인가?

이분은 철밥통 공기업인 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티켓을 주고 받으면서 인사 한번 빠뜨려도 짤리는 시대란 것을 모르는 분이다. 또 이분은 경찰서 민원실에서도 "감사합니다" 라는 소리가 먼저 나오는 시대란것을 모르는 분이며, 또 이분은 상고출신 대통령에, 군수출신 내무장관이 등장하는 세상임을 모르고 사시는 분이다.

그러니, 데모를 해도 없는놈이 해야지 있는 넘이 데모하다가는 몰매맞는 세상이란것도 모르고, 걸핏하면 투쟁성금 모아서 "우리끼리 데모를 하자고 한다" , 또 자칫 로비 한번 잘못하다가는 줄줄이 굴비 두름으로 엮여들어 대형 스캔달이 된다는 것도 모르고 "대한 의정회"라는 정치로비 조직을 공개적으로 운영중이시라고 한다.

게다가 이분은 조직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가 더 중요하고, 의협조직 정도는 길러진 엘리트 그룹에 의해 세습되고 보호되는것으로 믿어서 "의협의 정치세력화"를 주장하신다.

정작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투쟁보다 협상"이고, " 로비보다 설득이며" " 의협의 정치세력화보다 시민세력화" 가 우선이 아닌가..

여담이지만 혹시 의협에 전화 한번 해보신분이 있으신가?

혹시 어려운 일이 있어서 의협에 도움전화 한번 걸어 보신분이 없으시다면 지금당장 전화해 보시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압적이고 권위적이며, 가장 불쾌한 목소리로 그런것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 올 것이다,,

혹시 의협 회장님을 한번 알현하고 싶으시다면 전화를 한번 해보시라, 아마 동시에 청와대에 대통령 면담 신청하고 기다렸을 때 그 가능성이 약간 더 높을 것이다......

이설이 길었다.

결론적으로 이점에서 필자와같은 안타까움을 느끼는 분들이 소수라면, 플라톤의 이야기처럼 그것이 우리의 수준임을 절망해야 하는것일까......? 반대로 그것이 다수라면 우리의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도자에 대해 돌을 던져야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역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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