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양 2배 늘고 수가는 3천원 인상…"규제 심하다" 지적도
"RAT도 확진자 대면 위험 있어…양성 시 가산해야"
대면진료 확대에 따른 정부의 보상체계 개편안이 나오면서 기존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진행하던 진료과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개편된 대면진료 수가 보상체계를 발표했다. 기존엔 RAT를 통해 지급됐던 감염예방관리료가 대면진료로 옮겨진 것이 핵심이다.
표면적으론 RAT에 적용됐던 감염예방관리료가 대면진료관리료로 전환되면서 수가가 3000원 인상된 것뿐이지만, 실질적인 수혜를 받기위한 진료양은 2배로 늘어났다.
세부 보상체계 개편방안을 보면 RAT 진찰료와 검사료 수가인 3만4000원과 본인 부담금 5000원은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병·의원의 감염 예방 노력 등에 따라 달라지는 2만1000~3만1000원의 감염예방관리료가 삭제됐다. 또 하루에 의사 1인당 100명까지의 횟수 제한이 추가됐다.
대면진료는 기존 국민안심병원, 호흡기클리닉, 외래진료센터에 적용됐던 2만1000~3만1000원의 감염예방관리료가 2만4000~3만1000원으로 인상됐다. 명칭은 확진자 대면진료관리료로 바뀌었고 의사 1인당 1일 100명까지로 제한이 붙었다.
즉 기존엔 RAT 1회로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5만5000원의 수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젠 검사와 대면진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5만8000원을 받을 수 있는 것. 이 같은 방침은 의원급 외래진료센터 신청이 이뤄지는 다음달 4일부터 적용된다.
내과계는 RAT 역시 확진자일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진료하는 행위인데 감염예방관리료를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RAT서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엔 가산 수가가 필요하다는 것.
한 내과 개원의는 "RAT와 대면진료는 국민 인식이나 위험성 측면에서 결이 다르다. 대면진료를 진행하면 일반 외래진료 환자 내원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까지 RAT를 시행하면서 의료진이 확진되는 경우가 숱하게 나왔는데 무작정 가산 수가를 삭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RAT 양성인 환자에겐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이번 개편안은 RAT에서 양성 판정 시 처방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며 "이 과정 역시 대면진료에 포함되고 위험부담이 있어 관련 수가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RAT 위험부담은 여전한데 관련 보상이 없다면,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기관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공간분리 기준에도 지적이 나온다. 대면진료를 위해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거나, 일반 외래진료 환자와 코로나19 환자의 진료시간을 구분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의원급 입장에선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만큼, 관련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은 "본원은 어느 정도 동선 분리를 갖춘 상황임에도 정부 고시에 따른 외래진료센터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별도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데 기존에 남아있던 곳을 RAT에 사용하고 있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RAT 참여율이 높은 이비인후과 특성상 대면진료를 위해 검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대면진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RAT 기관을 줄이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진료시간분리 역시, 확진자 진료시간대에 일반 외래환자가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 선뜻 참여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신광철 공보부회장은 "수가에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참여하겠다는 회원이 적지 않다"며 "다만 시공간 분리 기준이 너무 타이트하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관련 기준을 맞춰 참여할 수 있는 의원이 몇 곳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단은 규제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관련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