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고덱스‧히알루론산 점안제 등 사용량 연동 인하 적용
임상‧급여 재평가 불구 임상현장 처방량 급증 '아이러니'
처방시장서 매출이 급증하면 약가는 떨어진다.
지난해 전년과 비교해 병‧의원 처방 시장에서 매출이 급증한 주요 품목 약가가 다음 달부터 일제히 낮아진다.
이 가운데 최근 정부가 진행 중인 임상 혹은 급여재평가로 선정된 주요 품목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사용량-약가 연동 '유형 다' 협상 결과를 반영한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개정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을 진행해왔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52개 제품군 172개 품목을 대상으로 사용량-약가연동 '유형 다' 협상을 진행해왔다. '유형 다' 협상은 1년에 한 번 실시하며 전체 등재약제 약 2만 5000개 중 협상하지 않고 등재된 약제가 대상이다.
지난해 의약품 청구금액이 2020년 청구금액 보다 ▲60% 이상 늘었거나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이면 약가인하 대상이다. 다시 말해 병‧의원 처방매출이 급증한 품목이 주요 대상이다.
그 결과, 모두 협상을 완료하며 9월부터 약가가 인하될 예정이다.
약가인하 대상이 된 주요 품목을 보면 한 해 수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품목 상당수가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 로수젯 ▲보령 듀카브 ▲JW중외제약 리바로, 앤커버 ▲한국 MSD 아토젯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투, 슈가메트서방정 ▲LG화학 제미메트서방정 ▲한국베일거인겔하임 자디앙듀오 등 제약사 별 대형 품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 중임 임상, 급여재평가 대상에 포함된 성분의 품목들도 함께 약가가 인하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복제의약품(제네릭) 관련 약가 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재평가를 추진했지만 임상현장에서의 처방은 그대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재평가에도 불구하고 임상현장의 처방은 오히려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대상이 된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지난해 임상, 급여 재평가 대상으로 분류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품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해당 성분 중에서 처방액 규모가 가장 큰 대웅바이오 ▲글리아타민과 종근당 ▲종근당글리아티린이 나란히 약가인하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올해 급여재평가를 진행하면서 임상현장에서 논란이 제기된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도 9월부터 약가가 인하될 예정이다.
내년 심평원이 급여재평가를 예고한 히알루론산 점안액 주요 품목들도 처방량이 늘어나면서 약가인하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 히알루론산 점안액을 생산하는 10여개 제약사가 벌써부터 공동전선을 구축해 내년도 급여재평가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대한안과의사회 주요 임원진의 의견 공유와 김앤장의 법적 자문을 받으면서 급여재평가에 대비하고 있다는 후문.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과 전문을 표방한 제약사들이 안과 의사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대형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한 상황"이라며 "급여재평가를 대비하는 것인데 약가인하에 더해 내년 가장 큰 이슈가 될 사안"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가 인하된다는 것은 환자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라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다만, 임상현장에서 효능․효과를 인정받은 것인데 이를 통해 약가가 인하된다는 점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