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협의회의 '선택'

장종원
발행날짜: 2006-03-22 14:03:01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대개협은 최근 성명을 내어 "영리병원은 본질적으로 의료의 상업화, 고급화와 연결될 수밖에 없어 의료자원의 양극화 및 지역간 소득계층간 의료이용도의 불평등과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병의원의 황폐화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대개협의 이번 성명은 정부가 영리병원 허용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려는 시점에, 지금까지 영리병원 등 의료산업화 추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던 의료계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리병원 허용 문제만큼은 대립관계에 있는 시민단체들과도 공동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돼 파괴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영리병원허용은 다수의 의료기관에 해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대개협이 회원을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번 대개협의 선택은 의료계의 리더나 지도자들의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금까지 의료계의 모습은 "회원이 하자면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회원이 목소리를 높이면 집행부는 회원을 설득하기 보다는 입장을 180도 바꾸고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일쑤였다.

실제 개원의들을 설문조사하면 영리병원 허용하자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그런 주장의 이면에는 영리병원 허용으로 인해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과 의료제도의 비민주성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물론 의료계 리더가 회원의 민의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회원의 민의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이 부족했다.

대개협은 의료체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알고, 그렇게 되어야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영리법인이라는 제도의 도입에 기대어 오기를 바라는 것은 회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했다.

개원의들의 대표체인 개원의협의회가 회원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새로운 의협 장동익 집행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