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해도 변함없는 수가정책

발행날짜: 2008-05-01 07:28:53
지난 97년. 우리나라에 IMF가 닥치자 갑작스러운 환율급등으로 100%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방사선필름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방사선필름 판매업체들은 환율 인상으로 방사선필름을 들여오는데 원가가 몇배씩 뛰어오르자 정부에 수가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고 업체들은 견디다못해 정부가 제시한 수가는 무시한 채 공급하기 시작했다.

즉, 정부수가가 필름 원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자 업체들은 각 의료기관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수입가를 고려한 별도의 가격을 책정해 공급했던 것이다.

당장 환자를 진료할 필름이 없었던 의료기관들은 기존 수가보다 높은 액수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결국 의료기관이 한참 밑지는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일부 의료기관들은 적자를 면하기위해 X-ray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을 인상했을 거라는 후문이다.

정부의 불완전한 수가정책으로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10여년이 현재 또 다시 재현될 위기에 놓였다.

방사선필름 원자재인 원유가의 급등으로 필름 수입가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위기를 이유로 필름 수가를 인하조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방사선필름 판매업자는 "시대가 흘렀지만 정부의 불완전한 수가정책은 변한게 없다"며 "이미 상당후 업자들이 정부 수가를 무시한 채 필름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결국 환자들에게 의료비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정부정책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꼴이다.

얼마전 정부는 5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했던 수가 인하를 3개월 유예하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년 전 방사선필름 업체들의 신뢰를 잃은 정부가 이번에는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일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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