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가장 큰 피해자는 졸업생

안창욱
발행날짜: 2010-08-16 06:42:23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의대든, 의전원이든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사양성학제를 선택할 수 있게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수년간의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정부가 그간 의전원 전면전환 정책을 고수하다가 의학계의 반발에 밀려 이 같은 개선책을 제시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거나 부분 전환한 대학 상당수가 향후 의대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의전원 중 매년 수십억원의 BK21 연구비를 지원받은 대학이 8개나 된다.

이들 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구축하기로 교과부와 협약을 맺고 BK21 연구비를 지원받았는데 만약 의전원을 포기한다면 계약 위반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과부는 BK21 사업비를 받았지만 의전원을 포기한 대학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중이다.

교과부가 아니더라도 의전원으로 전환하지 않은 의대에서는 일부 의전원들이 정부로부터 받을 건 다 받고, 이제 와서 의대로 다시 복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공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전원체제를 계속 유지할 예정인 대학들은 정부에 대해 보다 획기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로 의대체제를 선호하는 대학들은 정부가 의전원만 집중 지원하려는 게 아니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앞으로도 의대 졸업생은 학사학위를, 의전원 졸업생은 의무석사학위를 받을 수 밖에 없어 두고두고 형평성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하지만 의사양성학제 논란 와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의전원 졸업생과 재학생이다.

만약 의전원이 의대로 전환할 경우 이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상실감은 그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다.

따라서 의대로 복귀하는 의전원들이 졸업생과 남은 재학생들이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는다면 치유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여지가 없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 역시 의전원으로 남는 대학들이 의대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고, 갈등의 소지를 조기에 차단해 정책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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