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수가협상 미개선은 공단의 역할 방기…SGR 폐기하라"
수가협상 결렬 시 공급자단체만 페널티…소통 없는 구조 지적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공간의 수가협상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을 시 의협 차원의 수가협상 보이콧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3일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2023년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협상 인상률이 일방적이고 터무니없는 수준이었으며 결국 결렬됐다고 밝혔다.
의협은 그 원인으로 SGR 모형에 대한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은 것을 꼽았다. 해당 모형은 공급자단체는 물론 가입자단체에서도 문제가 제기가 이뤄지고 있는데, 개선되지 않는 것은 공단이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비상식적인 협상결과를 초래한 것은 공단이며 그 파행에 대한 책임감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가 동결로 발생할 의료기관 및 국민의 피해에 대한 책임은 공단 및 재정운영위원회 있으며, 향후 방역대응 관련 정책에 대한 개원가 협조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의협은 수가 인상의 근거로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개원가의 헌신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높은 고용률 및 생산활성화 지표를 강조했다. 또 임금 및 물가 인상률 등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이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을 규탄했다.
의협은 "코로나19 위기에서의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과 급격히 악화한 실물지표를 보전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는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며 "보장성 강화로 인한 급여비 증가가 높다는 표면적인 해석과 가입자 단체 위주로 구성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인상률이 수가협상 결렬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공단이 이번 수가협상에서 일부 개선된 SGR모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이용량 감소 등 재정 영향을 어떻게 적용시킬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SGR모형에서 거시지표 선택 및 목표진료비 산출 적용 시점에 따른 격차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 장기간 누적치 사용에 따른 과대·과소 편향 가능성, 산출결과 실효성 등의 문제로 미국 등은 2015년 해당 모형을 영구 폐기한 바 있다.
의협은 "공급자단체들은 지속적으로 SGR모형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공단은 이러한 SGR모형을 개선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이름만 '협상'일 뿐 수가계약을 일방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공단 재정위에 공급자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또 공급자단체에만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페널티를 부과하지 말고 재정위에도 페널티를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수가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결국 재정위가 제시한 인상률로 결정되는 소통 없는 구조도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공급자단체와 공단의 공평한 협상구조를 마련하고 SGR 모형은 폐기해 최소한의 최저임금 인상률 및 물가인상률이 자동 반영되는 모형을 개발하라고 전했다.
의협은 "근거없이 재정을 통제하는 방식의 수가협상이 아닌 인건비 및 물가인상 등을 감안한 적정 인상률이 도출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는 즉각적인 수가협상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며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경우, 본회는 더 이상의 불합리한 수가협상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