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환자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자

발행날짜: 2006-04-24 06:31:05
  • 엄준환(전남대병원 인턴장)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을 치렀다.

그리고 전남의대에 당당히 합격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6년이라는 의대 학생 시절도 끝나고 어엿한 의사가 되었다.

예전 학생 때에는 병원이라는 곳이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교수님과 선배님들에게 단순히 가르침을 받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면허를 부여받은 이상 나도 의사이고, 내 면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져만 온다.

그러고 보니 ‘선배들도 다 이런 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계에 몸을 담아오셨구나’ 라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렸을 적에 의사 선생님들이 새하얀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환자들을 돌봐주시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배가 아파서 온 환자들은 수술실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오면 더 이상 배가 아프지 않고 싹 낳았으며, 기침과 콧물이 났던 코감기는 의사가 지어준 약을 복용하면 거짓말처럼 좋아지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

나도 앞으로 커서 저런 의사선생님이 되어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막상 의대에 들어와 의예과 2년 동안 의대 관련 과목 대신 교양수업을 듣고 있으니 ‘과연 내가 의대에 온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도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곧 본과에 올라와서 4년 동안 정말 머릿속을 다 채울 수 없는 방대한 분량의 책들과 내용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그때마다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 주셔서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선배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의사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학생시절에는 의사만 되면 좋은 줄 알았는데, 막상 내가 의사가 되고 나서 짧은 기간이나마 생활을 해 보고나니 느끼는 게 참 많다.

그럴 때마다 항상 다짐해본다. ‘늘 처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자!’ 라고.

피곤하고 힘들 때면 나도 사람인 이상 피곤이 묻어난 행동들을 하게 되는데, 그게 다 환자한테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환자들은 몸도 아프고, 마음도 불안한 상태에서 의사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기는데, 의사마저 환자를 냉대한다면 환자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다.

“모든 환자들을 내 가족이라 여기고 자상하게 보살펴야지!”

이런 신입 의사의 길을 걷는 나의 다짐이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을 다짐하며, 환자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의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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