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의국문화 청산해야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6-06-29 08:38:29
부산 K병원 레지던트로 입국해 3개월만에 사표를 내던진 박모씨의 폭로는 실로 충격적이다. 입국비로 1천만원 이상을 내야 하고 회식비에 교수들 교통비 부담도 모자라 비인간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P씨의 증언은 우리라나 전공의 수련제도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비단 P씨 뿐 아니라 많은 전공의들은 과중한 입국비와 비인간적인 처우에 신음하고 있다. 의약분업 사태 이후 의국 문화가 많이 민주화 되었다고 하지만, 일부는 구시대의 유물을 마치 미덕인양 고집하고 있는 곳이 있는 것이다.

실제 얼마전 전공의 과정을 마친 어느 의사에 따르면 외과분야 레지던트 1년차들의 수련생활은 고난의 연속이다. 야간에는 수백명씩 밀려드는 응급 환자를 도맡아야 하고, 주간에는 병실을 돌며 입원환자들을 돌봐야 한다. 수면시간이 하루에 2~3시간에 불과해 이동수면으로 부족한 잠을 채우고 있다.

2년차는 수술방에서 교수들의 수술을 도와야 하고, 3년차는 중소병원으로 파견나가고, 4년차는 전문의시험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허드렛일은 모두 1년차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의국내 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폭언은 얌전한 편에 속하고 한밤중에 불려나가 얼차려에 몽둥이찜질까지 당하는일이 일상 다반사로 여겨진다.

얼차려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의료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말로 폭력을 당연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폭력은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수련받을때는 더했다'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정부와 병원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공의들의 수련실태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특히 수련병원들은 의국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비민주적인 행위를 과감하게 척결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관행이라며 덮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군대식 의국문화는 청산 대상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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