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 어려운 한의학전문대학원

안창욱
발행날짜: 2006-09-07 06:59:30
정부가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 1곳을 선정해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자 해당 대학들은 본격적인 유치전에 들어간 반면 의대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국립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해 한의학을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정부는 한의계의 요구에 따라 서울대에 한의학과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의대가 강력히 반대하자 지방 국립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두는 것으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국립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왜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경희대와 같이 의대와 한의대가 이미 설립된 대학이 아니라 국립대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의학의 과학화가 가능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실적 없이 매번 구호에만 거쳤다는 점에서 국립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려는 게 한의계의 입지 강화용이 아닌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이미 일부 사립대가 의대와 한의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대학 부속병원 내부에서마저 양한방 협진은커녕 상호 불신으로 인한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양한방 협진 실태를 집중취재한 결과 상당수 협진기관들이 협진기관이라고 선전하면서 환자들을 돈벌이에 악용할 뿐 의사와 한의사간 협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국립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강행하기 전에 설립 취지와 근거 등을 제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의료계와 한의계간 불신만 증폭시키고, 양한방협진으로 인해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만 키우는 우를 자초할 공산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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