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비공개 창립된 전국병원수련교육자협의회가 수련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 목소리를 마련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데 여러 가지 의미는 지녔다는 평가이다.

오래전부터 대학병원에서 제기된 전공의 근무환경 문제가 전공의 노조출범과 동시에 급부상하는 것은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우연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수련병원들의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급조된 이슈화라는 지적이다.

교육자협의회 김성훈 회장(강남성모병원)은 “중대형병원이 생각하는 전공의 수련문제를 표준화한다는게 쉽지 않는 현실이나 조금씩 조율해 나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전공의들과 대립하기 위한 단체가 아닌 수련담당자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임의단체라는 점을 인식해주길 바란다”며 단체성격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전체 수련병원의 의견조율사를 자청하고 나선 김 회장의 이같은 열정에도 불구하고 고대 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소위 잘나가는 대학병원만으로 부회장단을 구성한 것은 수련병원간 균형감을 잃은 아쉬운 임원진 편성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몇 차례 비공식 회동을 갖은 대형병원들은 병원간 수련환경 개선에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이를 중소병원과 중형병원급에서 어느 선에서 수용 또는 적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태이다.

따라서 전공의 노조에 대한 방어책이 아님을 강조하는 수련교육자협의회의 창립취지가 박수를 받기 위해서는 대다수 수련병원들이 후배를 위한 희생정신을 토대로 말이 아닌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