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가 평가다워야 평가지"

발행날짜: 2006-09-21 07:08:22
최근 시작된 '2006 의료기관 평가'가 각계의 지속적인 지적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의 편법 대응사례가 재연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취재결과 올해 의료기관평가를 받는 병원들의 일부는 교대 근무 간호사들을 전일근무로 전환하거나 임시직이나 용역업체를 고용해 병원을 정비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병원 임직원들의 가족들을 동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병원들의 이같은 편법대응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사실 이같은 문제점들이 의료기관평가 도입시부터 국회의원, 보건의료노조, 병원 관계자들에 의해 꾸준히 지적돼 왔던 내용이라는 것이다.

3년여에 걸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평가주체기관도 평가대상기관도 대책마련에는 무심한 채 매년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평가대상 병원들은 평가단 방문날짜를 한달전에 통보받는 상황에서 아무 준비도 없이 평가단을 맞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고 병협은 의료기관평가가 단속의 목적이 아닌 계도의 목적이므로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양측의 동일한 변명의 문제점은 뒤로 제쳐두고라도 벌써 도입 3년째를 맞는 의료기관평가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는 한번 더 생각해볼 시점이다.

의료기관평가는 현재 병원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전문가들이 면밀히 분석해 환자들에게 병원 선택의 자료로 제공하며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평가결과가 병원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병원들의 편법대응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현재 이를 막을 수 있는 일체의 제제방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모든 평가가 마찬가지겠지만 신뢰도는 평가가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과제다.

하지만 이처럼 편법대응이 만연한, 평가대상 병원조차 수긍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평가를 어느 누가 신뢰할 것인가.

바닥으로 떨어진 평가의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평가주제기관이나 평가대상기관 모두 평가를 위한 평가를 위해 무의미한 소모전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서로의 잘잘못을 지적할 상황이 아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의료기관평가를 '왜' 실시하고 있는가에 대한 신중한 성찰과 더불어 의료기관평가가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논의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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