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서 남성 골다공증 진단 위한 새 툴 논의
DXA 진단, 남성에 민감도 회색존 존재…"의심 환자 FRAX 결합해야"
골밀도를 측정하는 표준검사법으로 이중에너지X선흡수계측법(DXA)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남성에 있어서는 새로운 위험도 예측 툴인 FRAX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같은 T-점수라도 성별에 따라 골절 위험이 다르게 나타나고 척추 골절 후 남성의 치명률이 두 배에 달하는만큼 적절한 툴을 활용해 골절 발생 전 고위험군 선별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1일 대한내분비학회는 인터불고대구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남성 골다공증 진단을 위한 새로운 툴의 활용성에 대해 모색했다.
골다공증 진단에서 T-점수를 확인하기 위한 골밀도 검사로는 보통 DXA가 널리 활용된다.
DXA보다 민감도가 높아 척추나 고관절의 세부적인 골밀도를 평가할 수 있는 QCT, 손목, 발목 등 말초 부위 및 골소주와 같은 미세구조 분석에 유리한 pQCT나 MRI 등이 있지만 비용 면에서 주기적인 검사 툴로는 활용성이 떨어진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박소영 교수는 "대한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 유병률은 47.9%로 성인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 환자, 2명 중 1명이 골감소증 환자"라며 "여성의 경우 37.3%, 남성의 경우 7.5%로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정도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으나, 골감소증의 경우는 여성과 남성의 유병률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고관절 골절 후 6개월 내 치명률은 남성 14.8%, 여성 9.7%, 1년 내 치명률은 남성 21.5%, 여성 14.6%로 남성들이 더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척추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6개월째 각각 5.8%, 2.4%, 1년째 9.6%, 4.4%로 남성에서의 치명률이 두 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골절 발생 후 관리 양상을 보면 6개월째 관리율은 남성이 14.8%, 여성이 37.7%, 1년째 16.2%, 41.7%로 이 역시 남성이 떨어진다.
골절 발생 후 1년 내 약 처방률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고관절의 약 처방률은 남성이 21%, 여성이 46%, 척추는 남성이 29%, 여성이 59%로 격차가 벌어진다.
남성의 골다공증 발생 유병률은 여성 대비 적지만 골절 발생 이후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만큼 관건은 얼마나 고위험군의 환자를 선별해 미리 조치할 수 있느냐는 것.
박 교수는 "DXA에서 T-점수를 계산할 때 여성이나 남성 어떤 레퍼런스 값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며 "위험군 판단 기준을 똑같이 -2.5 이하로 설정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어떤 성별 레퍼런스 값을 넣느냐에 따라 T-점수가 0.4 정도 차이가 나타났다"며 "이같은 이유로 ISCD는 50세 미만 남성에서 골밀도 값 자체만으로는 골다공증을 진단할 수가 없다고 제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T-점수를 기반으로 한 골다공증 진단은 널리 활용되는 진단법이지만 -2.5 이하가 아니어도 골감소증 상태인 환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진단에서 제외된 경우 골절 예방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특히 T-점수는 젊고 건강한 성인과의 비교로 산출되므로, 나이가 들수록 뼈의 질적 변화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T-점수 기반 진단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
박 교수는 "물론 높은 민감도를 위해 CT/QCT, MRI를 활용할 수 있지만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그런 의미에서 성별, 나이, 체질량지수, 흡연 및 음주 여부, 가족력 등의 다양한 위험 인자를 사용해 주요 골절 발생률을 예측하는 FRAX 툴이 유용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FRAX는 10년 내 주요 골절 위험도가 20% 이상인 경우와 고관절 골절 위험도가 3% 이상인 사람들을 선별한다"며 "실제로 DXA와 FRAX 진단을 비교한 연구에서 DXA로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FRAX를 적용했을 때 치료군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DXA로 T-점수 -2.5 이하로 골다공증을 진단해도 -2.5~-1.0, 혹은 -1.0 이상의 이상 소견이 있는 남성이라면 FRAX를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 -2.5 이상 고령 남성에서 골절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의심되는 환자라면 DXA와 FRAX를 결합하는 노력을 곁들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