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의사이기를 거부하고 전체 의사의 대표자가 되겠다고 나선 의협 회장 후보들. 그들도 시작은 여느 의사와 다르지 않았다.
최덕종 후보 "천식을 앓았던 나에게 의사는 존경의 대상"
최덕종 후보가 의사를 꿈꾸게 된 데에는 '천식'이라는 질환이 크게 작용했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아픔'을 보고 의사를 꿈꾸게 된 것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식이 있던 저에게 의사는 고통과 질병을 고쳐주는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가난' 이라는 시대적 상황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시대적 가난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최단 수단으로 보시고 의사가 되기를 희망하셨다"고 회고했다.
최 후보는 "알을 품은 어미 닭을 흉내 내던 시절 생명의 탄생에 대한 신비와 경이로움을 가졌었다"고도 기억했다. 그러한 기억이 산부인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추억했다.
최 후보는 "의사로서 가난과 질병에 찌든 환자들의 쉼터를 만드는 게 원래 꿈이었다"면서 "과거 울산구치소 여 죄수의 무료진료를 했을 때 의사가 된 것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기엽 후보 "슈바이처와 플레밍 같은 의사가 되려했는데"
전기엽 후보의 경우 두 권의 책이 의사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슈바이처'를 읽고 그와 같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의사가 되려 했었고, '플레밍'을 읽고 그와 같은 의학자가 되려 했었다.
전 후보는 "집안 내력이 당뇨와 고혈압 등이 있어 그 병을 치료하고자 내과를 선택했다"면서 "의학자가 돼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원했지만 개업을 하면서 그 꿈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전 후보에게도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있었다. 그는 "환자 상태에 대해 환자나 환자보호자와 논쟁하거나, 의료분쟁이 생길 때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분업 이후 재정 안정화 대책 전후 한달간 치료비용이 무려 1300만원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의사가 된 것을 무척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주수호 후보 "솔직히 뚜렷한 목적의식은 없었지만"
주수호 후보는 "솔직히 의대에 뚜렷한 목적의식과 비전을 갖고 진학한 것은 아니다"고 고백했다. 다만 어릴 때 갑자기 복통이 엄습해 아버지의 등에 업혀 동네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좋아져 집에 돌아올 때 경이로운 경험을 막연하게나마 기억한다.
주 후보는 "정신분석과 상담을 통해 마음의 병을 고치는 정신과 의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다"면서 "의대에 진학해 정신질환은 약물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꿈을 접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의학을 조금씩 배워가며, 막연하게 알던 의학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떴고 특히 암질환에 대한 수술을 통해 환자에 도움을 주는 외과의사를 꿈꾸게 됐다.
주 후보는 "소박하게 배운 의학적 지식과 술기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저 역시 의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살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배운 대로 원칙대로 진료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때에는 후회한다"고 말했다.
노환규 후보 "존경받는 심장외과 의사가 꿈이었다"
노환규 후보는 중 2때 맹장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병실에 위해부도를 기억한다. 위해부도를 통해 인체의 궁금증이 생겼고, 아픔을 치료하는 의사에 대한 경외감을 갖게 됐다.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사업에 부침이 심했던 그의 아버지가 안정적인 전문직을 원해 일찌감치 진로를 정했다.
노 후보는 "한때 미술과 동물학자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다른 것은 취미로나 의사가 된 이후에도 할 수 있지만 미술을 하다가 의사가 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의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의대에 들어간 순간부터 꿈은 존경받는 훌륭한 심장외과 의사였다. 그래서 흉부외과를 선택했고 지금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노 후보는 "의사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내가 이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산 것이다'라고 생각한 순간들이었다"면서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했다.
(나현 후보는 개인 신상 관련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고, 윤창겸 후보는 현재까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부득이 게재하지 못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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