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 공개 질의에 대체적으로 "문제있다" 지적 개선방법으로 '국민설득', '정부압박', '심층진찰 중소병원 확대' 등 제시
'박리다매식' 의료 저수가 문제를 놓고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6인의 후보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결국 의료수가는 서비스의 질을 대변하는 지표로, 한방에 대한 퍼주기식 무원칙 급여우선순위나 편가르기식 갈등 조장에는 날선 지적을 내놓았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게 9.4 의정합의 평가 및 의견 등을 질의, 그 결과를 3일 공개했다.
먼저 기호 1번 임현택 후보(51, 충남의대·소아청소년과)는 "국민들에게 이제는 구내식당 밥은 그만 먹을 때가 됐다는 것을 설득하고 우리도 호텔 수준의 요리를 국민들한테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국민들이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의사들이 노력하는데 국가가 당연히 내놓아야 할 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내놓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58, 연세대 원주의대·가정의학과)는 저수가 의료를 초래한 정부의 '퍼주기식' 무원칙 기준에는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수가정상화는 건강보험료 인상이 따른다는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건강보험의 방만한 운영, 특히 한방에 대한 퍼주기나 급여우선순위에 대한 무원칙한 기준은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수가를 인정하지만 개선은 못해준다는 비이성적인 태도는 의료인, 특히 의사들의 희생을 딛고 유지하는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개선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위정자들 특히 정부여당의 책임"이라며 "도둑심보라 아니 할 수 없다. 도둑들의 부도덕성에 대해 당당하고 의연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개선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59, 전남의대·흉부외과)는 "지난 2016년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A대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이 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은 저수가 체제 하에서 의료기관들은 생존을 위해 박리다매식 진료를 하거나 비급여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의사는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국민들은 의료서비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지금의 '3저 의료체제'에서 '적정수가‧적정급여‧적정부담'의 3적정 의료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회장이 된다면 최근 상급종합병원에서 시범사업으로 도입되고 있는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을 의원과 중소병원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62, 연세의대·이비인후과)는 수가 정상화와 국민 동의를 연결짓는 데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수가 정상화를 국민 동의와 연결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며 "선진국에서 정부 예산의 상당부분을 의료비로 책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료 예산을 건강보험을 통해 민간의료에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와 정부 예산까지 투입되면 의료수가 현실화는 가능하다"며 "다른 나라의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고 관련 연구를 늘려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의료정책연구소에 인원과 예산 지원을 늘려 연구를 강화하고 정부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모시겠다"고 말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50, 경북의대·산부인과)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OECD 최저 수가로 의사들의 희생을 담보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의 국민과 의료인 편가르기로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경우 의료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종국에 환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점, 그리고 그 피해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할 것"이라면서 "2017년 비대위 사무총장으로 정부와 협상하면서 치밀한 전략과 논리를 통해 수가 대폭 인상 약속을 얻어냈던 경험도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반드시 수가 정상화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62, 조선의대·산부인과)는 의료수가가 서비스의 질을 대변하는 지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돈을 적게 내고도 많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이상적인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년부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지원금이 나중에 어떻게 청구서로 돌아오는지 국민들도 알게 되었다"고 쓴소리를 냈다.
김 후보는 "의료수가는 서비스의 질을 대변한다. 과거와 달리 의료의 양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아니라 의료의 질을 중시하는 정도로 국민들 정서가 바뀌었다"며 "작년 여름 공공의대와 의사 수 증원 문제도 예전 같으면 무조건 정부 편을 들었을텐데 전공의, 학생들을 비롯한 전체 의사 가족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국민적 공감대를 많이 형성했다. 국민을 설득하고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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