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직의들은 1년에 열흘도 쉬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법정 휴가 일수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봉직의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봉직의 근무 현황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봉직의들은 1년에 평균 8.9일의 휴가를 쓰고 있었다. 한 달의 하루도 쉬지 못하는 것. 봉직의들이 생각하는 적정 휴가 일수 16.8일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근무하는 병원의 크기에 따라 휴가일이 하루이틀 차이가 났다.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봉직의는 평균 10.8일의 휴가를 쓰고 있었지만 의원급에서 일하는 봉직의는 1년 중 휴가일수가 7.5일에 불과했다. 검진센터에서 일하는 봉직의는 상대적으로 많은 일수인 15.7일을 1년에 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봉직의는 추가 수당을 받아야 하는 야간당직은 얼마나 하고 있을까. 10명 중 3명꼴인 27.8%가 야간 당직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외과계가 33.6%로 야간당직 비율이 더 높았다.
평균 야간당직 횟수는 1주일에 1.4일이었고 야간당직을 포함해 최장 연속 근무시간은 평균 34시간이었다. 외과계열 봉직의는 평균 40시간을 연속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당직을 하는 봉직의 16.3%는 야간 당직비를 아예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시간외 수당은 통상임금에 50%를 더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규 근무를 주40시간 하면서 월 500만원씩 받는다면 야간당직 12시간을 하고 받아야 하는 초과 근무 수당은 약 43만원이 된다.
병의협은 "봉직의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심각한 노동 인권 침해 상황에 놓여있다"며 "최소한 법에서 규정하는 연차 휴가일수 보장을 강제하는 표준근로계약서 의무화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표준근로계약서 의무화 및 근로기준법 미준수 의료기관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이 필요하다"며 "사업장인 병원의 불법을 감시할 수 있는 봉직의 자체 조직이 필요하고 그 조직은 봉직의 단체와 의사 노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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