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준기 교수(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가 최근 수필집 <소소한 일상 속 한줄기 위안>을 펴냈다. 지난 해 발간한 산문집 <젊은 히포크라테스를 위하여>에 이어 두번째다.
앞서 발간한 <젊은 히포크라테스를 위하여>에서 지난 40여 년간 의사의 길을 걸어오면서 학교와 의료 현장에서 느꼈던 일을 엮었다면 <소소한 일상 속 한줄기 위안>에서는 추억 속 에피소드를 통해 메시지를 담아 냈다.
특히 정 교수는 <어두운 세상속 한줄기 위안>편에서 "의사 중에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착각해 환자의 인격을 과소평가하고 얕보기도 한다"면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당시 핵의학 선배 중 자신을 아껴준 핵의학 선배인 A씨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출혈이 생겨 혼수상태에 빠진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A씨는 2개월 후 의식이 돌아왔지만 한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고, 발음도 부정확했다.
사고 전에는 학회장에 병원 부원장과 정부 기관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던 선배였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이전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든 상태였다.
정 교수는 여러가지 정황상, A씨가 아직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자신의 수필집을 읽으라고 전해줬다.
다음날 그는 A씨에게 어린 아이를 대하듯이 책의 어느 부분이 재미있었는지 묻자, 그 선배는 비록 어눌한 말투였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정 교수는 순간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A씨를 어린아이 대하듯 무시한 자신의 태도를 바로 잡았다.
그는 에피소드를 통해 "환자는 질병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인격을 갖고 있다"면서 "의사가 병을 찾아내고 고쳐준다고 해서 환자보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고 적었다.
환자는 운이 없어서 '어두운 세계'에 있을 뿐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밝은 세계'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의사가 환자의 품위와 삶을 존중하고, 환자의 병과 아픔을 같이 할 때 진실한 라포르가 형성되기 시작한다"면서 "그제서야 비로소 환자의 '어두운 세계'에 한줄기 위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발간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글을 쓰고,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면서 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한편, 그는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으로 갑상선학회장, 세계분자영상학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앞서 서울의대 방사선의학연구소장 등 핵의학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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