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완화의료 전문병동을 운영한 이후 말기암환자 재원일수가 줄어드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가와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26일 ‘서울대병원과 지역의료기관간 완화의료 연계 활성화’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허대석(내과) 교수는 2006년 7월 이후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전문병동(PCU)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완화의료전문병동 운영 이후 종양내과에서 입원한 진행기 및 말기 암환자의 평균 재원일수가 과거 20~25일에서 12~18일 수준으로 호전됐다.
이와 함께 허 교수는 “최소한 확실한 사실은 장기입원 환자들이 모여 정체되는 현상이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여러 병동에서 말기암환자가 분산돼 장기 재원하면서 의사와 간호팀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게 되고, 환자나 보호자 역시 간병 문제 등으로 인해 퇴원을 꺼리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그러자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내과 124병동에 28병상과 1개 임종실, 교육상담실 등을 갖춘 완화의료전문병동을 개설했으며, 의료팀과 호스피스실, 사회사업실, 가정간호팀, 사목팀, 진료협력팀, 행정팀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완화의료전문병동 개설 이후 긍정적 신호는 재원일수 단축에 그치지 않았다.
허 교수는 “의료진, 호스피스실, 진료협력팀,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팀을 이뤄 통증관리, 증상관리, 기본간호에 중점을 둔 total care가 가능해졌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암환자 가운데 완화의료가 필요할 때 입원이 원활해져 혼잡이 줄어들었다”고 자평했다.
여기에다 임종실을 운영하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차분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계기가 조성됐고, 과거 다인실에서 임종하면서 다른 환자들도 고통을 받거나 민원이 발생하는 문제도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완화의료전문병상은 현재 650여병상으로 필요병상인 2500병상의 26%밖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성바오로병원 김대영(완화의료과) 과장은 호스피스병동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못 박았다.
성바오로병원 호스피스병동의 2006년 한해 수익은 4억6918만원. 원가인 6억1905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원가 대비 수익이 76%에 지나지 않아 한해 1억5천만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다보니 병원에서 적절한 지원을 해 줄 수 없고, 그 결과 최소 인원이 극대화된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팀원의 소진과 프로그램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영 과장은 “현재 호스피스병동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완화의료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수가 책정”이라면서 “완화의료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기본적인 질 관리를 위해 의료인과 호스피스 기관의 보편타당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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