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의 특수의료장비 10대 중 4대가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장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품질관리 검사 결과 적합률이 99.9%에 달하고 부적합률은 0.1%에 불과하다며 품질검사가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은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6월 현재 CT, MRI, Mammo 전체 설치대수 8087대 중 42.5%인 3442대가 10년 이상 사용했다. CT는 2321대 중 34.6%가 10년 이상~20년 미만 사용했고 30년 이상 사용한 것도 1대였다.
MRI도 1983대 중 10년 이상~20년 미만 사용한 장비는 731대(36.9%), 20년 이상~30년 미만은 64대(3.2%)였다.
특수의료장비 영상품질 검사 결과를 보면 부적합 비율이 2006년 14.8%, 2007년 10.2% 수준이었는데 2017년 이후에는 0.1~0.2%에 머물렀다. 적합률이 99.9%에 달하는 것.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검사 업무는 2005년부터 영상품질관리원에서 단독으로 위탁 수행했지만 독점에 따른 수수료 인상 및 품질관리 검사 질 저하라는 현장 의견이 나와 2011년 등록 위탁제로 전환해 수행하고 있다.
특수의료장비는 촬영 횟수가 많아 성능의 감가상각이 심하고, 수입제품이 대부분이어서 부품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어 사용 기간이 10년만 지나도 타 의료장비 보다 상대적으로 노후도가 심하다는 게 남 의원의 설명이다.
남 의원은 "특수의료장비는 노후 정도나 품질에 관계 없이 건강보험에서 똑같은 검사 수가를 보상해 주고 있다 보니 의료기관에서는 값비싼 최신 장비를 도입하기 보다 중고 장비를 도입하려 하는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은 늘어나는 고가 영상진단장비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등 현장 의견을 파악한 바 3개 검사 기관은 각각 일반 검사 관리와 영상판독업무를 동시 수행하며 상호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라며 "특히 검사 내용 중 영상품질 판독은 철저히 중립적 판단이 요구되지만 검사위원이 검사기관에 전속되어 있어 소속 검사기관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는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수의료장비 의료영상 품질관리는 의료영상의 질을 향상시켜 진단의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선 피폭을 극소화하고 환자 또는 보험자가 부담하는 의료영상검사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 의료의 질을 향상하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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