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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

박진규
발행날짜: 2009-04-23 06:42:19
① 한국제약협회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 등을 위해 설립한 '의약품 유통 부조리 신고센터'가 겉돌고 있다. 22일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한 건도 없고 센터 설립 전에 접수된 제보 3건도 센터 설립 이전의 일이라 소급적용 할 수 없다면서 조용히(?) 처리했다. 공정위의 이어지는 리베이트 조사와 전재희 복지부장관의 강력한 의지에 화들짝 놀라 대국민 보고대회까지 열며 요란스럽게 리베이트 근절을 천명했던 제약계의 다짐은 온데간데없는 모습이다.

의약품유통부조리 신고센터가 이처럼 유명무실해진 근본 원인은 제약협회의 의지 박약이다. 제약협회는 센터를 설립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었다. 나름대로 강력한 징계 기준도 마련했다. 하지만 막상 센터를 설립하고 나서는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활동할 게 없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이 타사의 불법행위를 고발하기란 쉽지 않다. 영업행태가 대소동이하기 때문이다. 제약협회가 신고가 없다는 핑계로 벌써부터 센터를 용도폐기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센고센터가 설치되었어도 제약사들의 영업행태는 과거와 다를 바 없다. 그럴바엔 처음부터 양성화 쪽으로 갔어야 했다. 불법 리베이트의 책임이 마치 의사와 병의원에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더니 막상 멍석을 깔아놓으니 꿀릴게 많은 모양이다. 많은 의사들은 과거에 비해 불법리베이트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몸을 조심하는 모습이다. 일부 의사와 병의원을 제외하곤 나름대로 깨끗한 편이다.

신고센터가 설립된지 2개월이 되어간다. 신고가 없어 조사가 불가하며, 제제 또한 없는 센터는 무력화 되고 있다. 그럴 바엔 신고센터를 접고 공정위나 복지부의 손에 맡기는 게 낫다. 그리고 제약계는 '양성화' 쪽에 무게를 두고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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