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점
제약업계, R&D로 돌파구…자회사 활용 등 보폭 넓혀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국내 제약업계의 R&D 강화 흐름에 따라 자회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확대되는 모습이다.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R&D 전문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다, 자금 조달의 편의성과 본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국내 제약업계가 R&D에 대한 집중과 모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신약개발 자회사 설립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종근당은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Archela Inc)'를 자회사를 설립하고 창립식을 가졌다.신설 된 아첼라는 개발에만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전문회사로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진행,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 업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또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우선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 'CKD-513' 등 세 개의 파이프라인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이번 아첼라의 설립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자회사 설립을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이는 신약 개발의 전문성 및 효율성 강화, 외부 투자 유치 용이성 증대, 그리고 모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이미 유한양행을 비롯해 일동제약, 제일약품 등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통한 R&D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약개발 자회사로 R&D 활로신약개발 자회사를 활용하는데 대표적인 제약사는 일동제약그룹이다.주력사인 일동제약은 물론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에도 신약개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동제약에서 분사한 유노비아의 경우 지난 2023년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이를 통해 신약 R&D를 전담하며, 기존의 대사성 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 파이프라인을 승계했다.이는 일동제약의 적자기조 속 재무구조 개선 및 R&D 전문성 강화 목적으로 설립됐다.이후 유노비아는 기존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P-CAB 계열 소화성 궤양용제 신약에 대해서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자체적으로는 비만 치료제 신약을 개발 중이다.이는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용 글루카곤유사 펩타이드(GLP-1) 모방 약물인 'ID110521156'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일동제약그룹은 신약개발 전문 기업인 유노비아와 아이디언스를 설립, 각기 R&D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일동홀딩스의 자회사로 신약개발 전문 회사로 설립된 아이디언스 역시 일동제약으로부터 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아이디언스는 동아에스티로부터 전략적 투자(SI) 유치하며 기대감을 얻고 있다.현재 아이디언스는 PARP 저해제, pan-KRAS 저해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필두로 항암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중 PARP 저해제 계열 항암 신약 베나다파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베나다파립은 암세포에 대해 선택적으로 독성을 나타내 1세대 PARP 저해제에 비해 혈액학적 측면에서 안전성을 개선한 차세대 PARP 저해제로, 다양한 항암제와의 병용요법 및 적응증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실제로 동아에스티의 투자는 베나다파립 병용투여 공동개발 계약이 영향을 미쳤다.결국 이같은 자회사 설립은 R&D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기존 모회사의 R&D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앞선 아이디언스처럼 항암 신약에 주력하는 등 특정 질환이나 기술을 특화해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다.특히 신약개발 전문 회사로 자립할 경우 우수한 R&D 인력 확보에 용이하며, 구조를 단순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특히 신약 개발의 경우 낮은 성공 확률로 제약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별도로 분리해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분리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된다.■ 재무구조 개선·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이와 함께 모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및 자체적인 투자자금 확보 역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즉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전문 자회사는 벤처 캐피탈 등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가 모회사보다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또한 IPO(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시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이는 다시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하다.이는 IPO에 성공한 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나,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는 2016년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와 함께 설립한 합작사로 출발해 유한양행이 소렌토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다.면역항암제를 전문 분야로 하는 이뮨온시아는 설립 이후 T세포 및 대식세포를 타깃하는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주요 파이프라인으로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PD-L1 타깃 항체신약 IMC-001과 고형암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인 CD47 타깃 항체신약 IMC-002를 보유하고 있다.이중 IMC-001(PD-L1 단클론항체)은 임상 2상 NK/T세포 림프종에서 탁월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69% 객관적 반응률)한 바 있으며 IMC-002(2세대 CD47 단클론항체)는 임상 1a상 고형암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병용요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병용되는 PD-L1 면역항암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모회사인 유한양행 입장에서도 병용 임상 설계에 적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다.여기에 이미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이뮨온시아는 3번째 도전 만에 지난 5월 코스닥이 입성했다.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평가이익을 크게 얻으면서 재무건전성과 투자역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와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회사로 상장, 신약개발 등에 성공하며 모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 역시 신약 개발에 열중하는 한편 홀로서기에 성공했다.특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로 이미 P-CAB 신약인 자큐보의 개발에 성공했다.자큐보의 개발 성공은 결국 상품 비중이 높던 모회사 제일약품의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현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항암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네수파립은 암세포의 DNA 손상복구에 관여하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와 암의 성장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기전의 합성치사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췌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등 다양한 적응증에 단독 및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또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 역시 활발하게 진행 중으로 그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특히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돈 버는 바이오로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이처럼 이뮨온시아,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은 신약 개발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자체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며 모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이 같은 신약개발 자회사 설립의 확대는 물론 이번에 설립에 나선 종근당 역시 추가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