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산지수 차등적용…의원급 실질 수가 인상률 마이너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2026년도 수가협상이 막을 올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강하게 비판했다.필수의료 분야 보상을 적극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취지와 달리, 극히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대다수 의원급 의료기관은 오히려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박근태 회장은 "2024년 기준 의원 이용의 진료비 점유율은 20.7%, 폐업 수는 연간 1070건 이상, 특히 대구 최초 소아과 의원과 같은 상징적인 의원들이 30년 만에 속속 폐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대한의사협회로부터 2026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권을 위임받은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15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1차 수가협상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박근태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코로나19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정책적 지원 부족으로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이어 "우리는 매년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왔다"며 "올해는 이 구조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떤 붕괴를 초래하고 있는지를 수치와 현실로 목격하며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박근태 회장은 특히 개원가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지적했다.그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운영이 불가능한 한계 상황을 직면했다"며 "2024년 기준 의원 이용의 진료비 점유율은 20.7%, 폐업 수는 연간 1070건 이상, 특히 대구 최초 소아과 의원과 같은 상징적인 의원들이 30년 만에 속속 폐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중소병원과 1차 의료기관이 지역 기반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이것이 곧바로 의료 접근성 저하, 국민 불편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더 이상 수치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직시해야 할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박근태 회장은 지난해 최초 도입된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박 회장은 "2025년 고시는 0.5% 환산지수 인상과 1.4% 진찰료 인상이라는 방식이었다"며 "하지만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진찰료 의존도가 높은 진료과조차 환산 지수를 차등 적용하지 않은 대안에 비해 1.9% 전체 올린 것에 비해 실질 인상률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이어 "특히 특정 진료과는 1개 의료기관당 연간 1000만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며 "저평가 분야 보상 1차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이 방식은 극히 일부 진료과에만 국한된 지형적인 인상으로, 필수의료를 수행하는 의원을 포함한 대부분 의원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결과를 입었다"고 주장했다.그는 "특정 항목을 임의로 조정하면 의료 서비스가 왜곡될 위험이 크며 필수 의료 분야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절대적 금액 자체가 원가 이하인 상황에서 구조 개선 없는 차등 인상은 결국 윗돌 빼서 윗돌 대는 식의 땜질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이어 "건강보험 재정이 어렵다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그 어려움을 매년 의원급에 전가하는 것은 설계 실패를 공급자에게 떠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공단이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원하신다면 지속 가능한 1차 의료체계가 복원되도록 합리적인 수가 인상안 제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저평가된 행위 항목을 중심으로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2024년 상종 진료 실적만 대폭 감소, 유형별 균형 잡아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수가협상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고 밝혔다.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필수 기업 의료 회복을 위해 1차의료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며 "하지만 올해 수가협상 환경은 과거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코로나19 상황에서는 모든 유형이 동일하게 진료 실적이 줄어들었던 것에 비해 2024년도 진료 실적은 전공의 집단 행동의 영향으로 상급종합병원 진료 실적만 대폭 줄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각 단체별로 처해진 의료 현장의 고충을 충실히 반영해 유형별 균형을 어떻게 잡아나가야 할지에 대한 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또한 2년 연속 보험료가 동결되고 경기 침체 속에서 수익 구조는 불안정한 데 더해 비상 진료 체계 지원에 이어 필수 의료 정책 추진에 따른 대규모 건보 재정 투입도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또한 공단은 의료계 반대에도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올해 역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남훈 이사는 "전년과 동일하게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병원, 의원 유형 중심으로 저평가된 행위 항목을 환산 지수와 상대의 가치 점수를 연계해 불균형한 보상 수준을 해소해 나가야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이어 "올해 수가협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가입자의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