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가 복제약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제약사와의 공동판매 전략을 택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다국적사는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에버그린(특허연장) 전략을 통해 복제약 출시를 방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에버그린 전략이란 신약 개발자가 신규 화합물에 물질특허를 등록한 이후 이 화합물의 결정다형，제형，복합제제，새로운 제조법 등의 후속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녹십자와 자사의 대형 고혈압약 '아타칸'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 약이 내달 23일 특허 만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앞으로 있을 복제약 공세를 녹십자의 영업력으로 막아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업계는 '아타칸' 특허가 풀리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약의 복제약이 50여 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도 과당 경쟁을 우려, 이 약을 리베이트 감시 품목으로 지정해 예의주시할 정도다.

아스트라가 녹십자와 공동 판매를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에 또 있었다. 바이엘쉐링과 한독약품 간의 조영제 울트라비스트 공동판매 계약이 그것이다.

이는 최근 일부 국내사가 복제약 출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인데, 한 예로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제네릭을 내놓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울트라비스트의 특허 만료는 작년 3월이었지만, 제품 개발 등의 어려움으로 최근에야 복제약이 나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인지한 바이엘은 복제약 견제를 위해 한독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독은 '울트라콘'이라는 제품명으로, 바이엘은 그대로 '울트라비스트'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으로 판매한다. 각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국내 마케팅 및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복제약 공세를 막기 위한 다국적사의 새로운 전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