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김유석 사무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명숙 팀장이 의료기관 관계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지원서 제출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건복지부가 세부 기준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21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2011년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대학병원 관계자들은 세부적인 신청 기준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지만 복지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확인 후 알려주겠다"거나 "논의 후 공지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평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료실적표'의 정체와 기준에 대한 질문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진료실적표는 환자 수를 산정하기 위한 자료로, 입원 실인원, 입원 연인원, 외래 연인원 수를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로 나눠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표의 양식이 너무 간단하고,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진료실적표 상 환자 수가 많을수록 의사와 간호사 1인당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가 많아져 평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에 따르면 의사 1인당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가 4명 이하면 10점 만점을 받는다. 간호사는 1인당 1.9명 이하여야만 10점을 받을 수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표는 간단하게 돼 있는데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이 표가 실질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김유석 사무관은 “진료실적표는 병원이 심평원에 급여를 청구하지 않은 진료건수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애매모호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양기관에서 직접 적어낸 것과 심평원 자료와 어느정도 차이가 있는지도 비교해볼겸 여러가지 목적으로 자료를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2010년 12월 31일 자료까지는 한국형 진단명기준 환자군(KDRG) 3.3버전을, 2011년부터는 3.4버전을 써야 한다고 지적하자 복지부는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넘어갔다.
대학병원 관계자들이 설명회를 듣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상급종합병원 평가계획에서 3년전과 달리 환자분류체계로 3.4 버전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재원환자 분리청구 문제, 의료인이 3개월 이상연수를 갔을 때를 포함한 의료인 근무 기간 산정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도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설명회는 ‘설명’에서만 끝나고 대한병원협회에서 질문을 따로 받을 수 있도록 Q&A 페이지를 만들어 빠른 시일내에 공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한편, 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평가계획에서 3년전과 달라진 부분은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기관 ▲필수진료과목(9개) 포함 20개 이상의 전문과목을 갖추고 각 과별로 전속전문의 1인이상 배치 ▲KDRG 3.4 분류체계 적용 ▲중증환자 구성비율 점수 세분화 등이다.
복지부는 7월 한달 동안 상급종합병원 지정신청서를 접수받고 현지조사 등을 거쳐 11월 중 평가결과 및 신규 상급종합병원을 확정·공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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