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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의료 강조-병원생존은 '외면'

조형철
발행날짜: 2003-07-16 06:59:17

운영지원 全無...운영비는 병원 몫

최근 공공 의료기관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수익창출을 시도하는 것에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 의료기관에 운영비를 지원하기는 커녕 정부 출연금 지원에 병원 경영상태 등을 평가,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병원 재정지원 담당자는 최근 국립병원에 대한 정부의 운영비 지원은 전혀 없다며 공공성 강화와 병원의 생존은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국립병원의 한 관계자는 "병원의 운영비는 정부지원 없이 자체충당하고 있는 실정이고 어쩌다 한번 있는 정부 출연금의 경우 경영상태 등이 양호한 병원을 골라 차등지급되고 있으나 이 마저도 이번년도에는 없다"며 "제대로 된 지원이라도 받으려면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원시 정부예산이 지원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단지 초기비용이었을 뿐이고 시설증축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을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라며 "실질적으로 병원이 운영되는데 필요한 자금은 병원 내에서 충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와 건강세상네트워크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대학병원들이 무균실 소모품 비용을 환자부담으로 전가시킨다"고 항의하며 "국립대병원이 수익을 강조할 만큼 실제로 어렵다면 환자들에게 알려야지 아무런 고지도 없이 공공병원으로 신뢰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면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서울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요구에 부응해 어린이 병원과 임상의학연구소 등을 유치했으나 수익성이 없어 직원들의 퇴직충당금을 적립하지 못할만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끊임없이 정부에 운영비 지원과 수가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을 상대로 공공병원이 어려워 수가를 인상하겠다고 하면 실제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으로 여러가지 반발에 부딛쳐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주장하는 무균실의 소모품은 환자가 부담할 것에 대한 실비를 청구하는 것이며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자체조사 후 시정하겠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문제제기의 시기성에 대해 "노조파업 하루 전날이고 의료계를 매도해 공단의 자료제출요구권을 정당화 시키려는 의도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금에서야 문제제기를 한 것은 의심스럽다"며 관계자는 의혹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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