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요양병원을 보상하고, 수가 억제로 인해 서비스 질 하락과 함께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윤영복 회장.
"저질 요양병원 퇴출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일당정액수가 전액을 삭감, 도저히 운영할 수 없게 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 공인식 사무관.
메디칼타임즈와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윤영복)는 ‘스마일 요양병원’ 연중 캠페인의 일환으로 ‘요양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다음은 좌담회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한림의대 노용균 교수
요양병원 1천개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병상도 12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심평원은 의료 질 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요양병원은 아급성기 노인환자를 관리해 온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900개를 상회하다 보니 여러가지 형태가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복지부, 심평원은 의료비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요양병원협회 역시 제 역할을 하는 병원들이 대우 받는 환경을 만들고,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보바스기념병원 고석범 원장
요양병원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보바스기념병원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우선 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해 가고 있다.
보바스기념병원은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로 진화해 가고 있다. CCRC는 독립주거시설과 너싱홈, 요양병원 등을 한 곳에 배치해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미국에서는 대중화된 상태이며, 한 곳에서 은퇴 이후 원 스톱 서비스를 받는 시설을 의미한다.
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정기 건강검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향후 여러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는 게 요양병원이며, 앞으로 인구 고령화를 감안할 때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동연세요양병원 염안섭 원장
수동연세요양병원은 호스피스를 전문화하고 있다. 3대 비전은 통합치료, 치유 공동체, 영적 치료다. 저는 의사이면서 목사다. 의학에서 제3의 물결은 영적 돌봄이며, 그런 시대가 왔다고 본다. 말기 암환자들에게 사랑과 따뜻함을 전해주고, 인간 존재적인 면을 치유해야 한다.
호스피스를 전문으로 하면서 한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뼈에 암이 전이된 환자들은 마약성 진통제가 효과적이지 않다.
하지만 최근 심평원에 환자평가표를 전송한 것 중 신체기능저하군에 속한 이들 암환자 11명의 진료비가 삭감됐다.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진료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의사 양심상 등급을 맞추기 위해 마약을 투여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다 보니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들 환자를 어떻게 진료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 달라.
유성웰니스요양병원 김철준 원장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병원에서 가장 전망 좋은 8~10층을 재활치료실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다 보니까 평균 진료지표를 상회해 너무 튄다는 점이다. 환자군이나 서비스 량, 진료비 청구액, 건당 진료비 등에서 일반 요양병원과 차이가 발생하다보니 (심평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요양병원과 전문병원에서 제공하는 재활서비스의 유기적인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를 잘 하면 환자의 기능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요양병원이 급증하자 질 낮은 병원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신규 진입을 막으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보다 요양병원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미션을 부여한다면 자본만 가지고 무조건 개원해 환자 수를 채워 돈을 버는 구조가 깨질 것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윤영복 회장
급성기 병원에서 퇴원하는 아급성기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은 이들 환자를 급성기병원 진료비의 80% 수준에서 치료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요양시설은 공동생활시설이지만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다. 명확한 기능 재정립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1~2등급 상당수가 치매 등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라는 점에서 등급을 재조정, 요양병원으로 전원 시키지 않는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이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요양병원은 일반적인 형태뿐만 아니라 재활, 치매, 암 호스피스 등으로 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다 똑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역할을 서로 인정하고 발전시켜야 의료의 질이 높아지고, 질 낮은 요양병원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자체적으로 요양병원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도 요양병원의 복합적인 치료를 위해 노인병 전문의제도를 만들고, 세부 전문화를 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요양병원이 급성기병원 진료비의 80% 수준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해서라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잘하는 요양병원을 보상하고, 수가 억제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하락하고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공인식 사무관
요양병원 진료비를 보면 일당정액수가가 약 50%, 일당정액수가가 아닌 행위별수가가 30% 정도 차지하고 있다.
행위별수가가 적용되는 진료 부문의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어 일당정액수가 본연의 취지에 맞게 포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다 자원의 공급과잉도 문제다. 공급과잉은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병상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역별 병상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옥석을 가리는 수가제도, 저질 요양병원 퇴출이 시급하다. 의료법을 위배하면서 저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공급 과잉 속에서도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병원이 퇴출될 수 있도록 일당정액수가 전액을 삭감, 도저히 운영할 수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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