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의협 대정부 투쟁 로드맵 전면 수정
의협(회장 노환규)이 정부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음주부터 개원가 전면 휴폐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의협은 4일 전국 의사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어 전면 휴폐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좌측이 의협 노환규 회장, 우측이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복지부와의 협상을 위해 짧게는 3주, 길게는 3개월간 휴폐업을 잠정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환규 집행부가 애초부터 무리한 투쟁 로드맵을 제시했다가 스스로 철회했고, 대정부 협상을 계속 하더라도 대선 국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어서 만만치 않은 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4일 오후 10시 30분 경 기자들에게 이날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과의 간담회와 전국 의사대표자 연석회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송 대변인은 "오늘 오후 3시경 복지부를 방문해 20분간 임 장관과 노 회장이 독대한 후 복지부 실국장과 의협 윤창겸 부회장을 포함한 집행부가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노환규 회장은 지난 5월 1일 취임 이후 한차례도 임 장관을 만난 바 없어 이날 면담은 협상이라기 보다 상견례에 가깝다. 취임 8개월 만에 임 장관과 첫 악수를 한 것이다.
송 대변인은 "노 회장이 취임후 임 장관을 직접 만나거나 복지부 실무진을 만난 적이 없어 일종의 상견례였다"면서 "신뢰를 쌓는 정도의 대화가 오갔고, 공개할 수 없는 대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대변인은 "일단 복지부가 의협을 전문가단체로 인정했고, 의협 역시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내일부터 실무협상단이 복지부와 대화와 협상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송 대변인은 대정부 협상을 위해 정식 의정협의체가 구성된 것인지, 협상 의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의정간 신뢰가 구축되지 않다보니 언론 보도로 인해 판이 깨지지 않을까 우려해 말을 아끼는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송 대변인은 "이같은 의정 간담회 결과를 전국 의사대표자 연석회의에 보고했고, 단체행동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대정부 협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5일 수요일 오후 휴진, 8일 토요일 휴무 투쟁을 유보하는 대신 정부와의 협상결과에 따라 당초 17일로 예정된 전면 휴폐업을 일주일 앞당기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송 대변인은 "다음주 초 개원가 전면 휴폐업을 앞당기기로 한 것은 유보한다"면서 "짧게는 3주, 길게는 3개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휴폐업을 유보하는 것은 투쟁을 포기하는 게 아니다"면서 "이에 대해 전국 의사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여러가지 찬반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대표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정부 협상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3주간 협상하기로 한 것은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정권이 바뀌거나 정부인수위원회가 꾸려지면 내년 초까지 협상을 길게 이어가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협이 대정부 투쟁 로드맵을 사실상 전면 수정하자 사실상 노환규 회장의 '출구전략'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의협은 지난 10월 수가협상이 결렬된 직후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11월 8일 전국 의사 대표자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투쟁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의사 대표자들은 투쟁 로드맵이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았고, 투쟁 명분과 동력이 약하다며 거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자 노환규 회장은 스스로 '단식'에 들어가며 일선 민초 회원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고, 결국 두차례 토요일 휴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의협이 대정부 협상에 들어가기 전부터 주중 휴업, 전면 휴폐업 방침을 정하면서 회원들이 급격하게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대선에 이어 정권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복지부가 약속할 게 없기 때문에 협상에서 얻을 게 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다 든든한 지원세력인 전공의들까지 휴폐업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무조건 강경 투쟁을 고수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대선에서 의료계의 정치적 힘을 과시해야 한다는 노 집행부의 조급함이 무리한 투쟁 로드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모 시도의사회 회장은 "복지부와 우선 협상을 하고 마지막에 휴진 카드를 사용해야 투쟁 명분이 생기는데 자충수를 두다가 스스로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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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4일 의사대표자회의를 열어 내주 중 의원급 전면 휴폐업에 들어가지 않고, 3주에서 길게는 3개월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4일 오후 임채민 복지부 장관과 면담한 이후 의사대표자회의에서 면담 결과를 공개하고, 향후 대정부 투쟁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의협은 복지부와의 협상을 위해 3주 이상 전면 휴폐업을 유보하자는 안을 제시했고, 찬반 논란 끝에 휴폐업 투쟁을 잠정 유보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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