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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방출 풍선카테타 속속 출시…PAD 치료 재편되나

정희석
발행날짜: 2012-12-12 06:26:45

獨 함부르크대 퇴블러 박사 "재협착ㆍ재시술율 크게 줄여"

지난 2002년 국내시장에 약물방출스텐트(Drug Eluting StentsㆍDES)인 '사이퍼'(Cypher)가 처음 소개되면서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 CAD) 관련 시장은 기존 베어메탈 스텐트(BMS)에서 DES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는 기존 금속성 소재로만 제작된 BMS가 시술 부위 미세한 상처로 인한 재협착 등 많은 임상 과제가 있었던 반면 시술 후 일정기간 동안 혈관 재협착을 막는 약물을 배출하는 DES는 혈관 내 안착률을 높이고 부작용 우려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

실제로 현재 사용되는 관상동맥 스텐트의 90% 이상은 DES가 차지하고 있으며, 여기에 스텐트는 물론 풍선카테타도 약물방출 방식을 적용한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약물방출시스템을 적용한 혈관성형술(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ㆍPTA)은 최근까지 관상동맥에만 국한돼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ㆍPAD)까지 확대되지 못했다.

이는 말초동맥의 경우 관상동맥보다 직경이 작고 혈류 압력이 낮아 시술을 통한 치료 후에도 재협착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초동맥과 관련해 PTA나 일반 스텐트 삽입술로 치료한 환자의 경우 6개월 이내에 많게는 70%까지 재협착이 발생해 잦은 재시술로 이어지는 한계성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말초동맥질환에도 약물방출 시스템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계속돼왔지만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우수하다는 '드라마틱한' 임상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메드트로닉이 말초동맥질환 혈관성형술을 위한 최초의 약물방출 풍선카테타(Drug Eluting BallonㆍDEB)인 '인팩트'(InPact)를 개발, 현재 글로벌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일 함부르크대학 심혈관센터 임상시험 담당의 틸로 퇴블러(Thilo Tübler) 박사는 2년 동안 인팩트를 포함한 DEB 관련 다양한 임상시험 경험과 결과들을 한국 의료진과 공유하고자 지난 10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첫 일정으로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뤄진 혈관동맥질환 DEB 시술의 감독관(proctor) 자격으로 참여했다.

11일 기자와 만난 퇴블러 박사는 "DEB는 약물이 불필요한 세포의 성장을 막아주는 암 치료기전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이라며 "기존 스텐트나 풍선 카테타의 단점을 보완해 혈관 재협착률을 줄여 재시술율을 현저히 감소시킴으로써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블러 박사는 DEB가 말초동맥질환 치료에 있어 기존 스텐트나 풍선카테타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 기존 스텐트나 풍선카테타를 시술하면 지금까지 20~30%의 재협착이 발생했고, 시술 후 6~8개월 후 다시 혈관이 좁아져 환자가 병원에서 재시술을 받게 되면 그만큼 재협착률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초동맥질환은 어떤 시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병이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서는 최대 14번까지 재시술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병변이 길수록 치료가 어렵고 심한 경우 발가락, 발목,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DEB는 폴리머가 따로 없이 풍선 표면에 '패클리탁셀'(Paclitaxel)이라는 약물이 도포돼 혈관 내 존재하는 요산이 패클리탁셀과 함께 작용, 혈관 내벽에 약물이 잘 안착되게 함으로써 혈관 재협착을 막는다.

특히 풍선카테타는 스텐트에 비해 환자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에 덜 구애받으며, 환자의 격렬한 움직임으로 인해 드물게 발생하는 스텐트 부러짐(fracture) 현상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메드트로닉이 1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팩트' 연구 결과 재협착률 감소와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팩트 시술 12개월 후 주요 말초동맥 개통율은 83.7%ㆍ목표병변 재혈관율이 7.6%로 나타났다.

또 삶의 질 측면에서도 현저한 개선(66.8±12.4→77.6±12.4, P<0.001)을 보였다.

퇴블러 박사는 "말초동맥질환은 환자 병변의 상태나 길이, 석회화 진행 정도에 따라 PTA, 스텐트, DEB 등 여러 치료방식 중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DEB가 좋은 기술인 건 분명하지만 혈관동맥질환의 기존 치료방식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 중 하나로 보는 것이 현재로선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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