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가 매월 참가비를 받고 연수교육을 하면서 7월부터 적용되는 자동차보험 관련 내용을 다루다가 환불까지 하는 곤혹을 치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을 무료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병협은 지난달 중순 일찌감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청구방법'을 주제로 연수교육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연수교육은 10일 부산을 시작으로 14일 대전, 23일 서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분쟁 대응 방안 ▲자동차보험 심사업무 절차 및 기준 ▲자동차보험 청구명세서 서식작성 요령이었다.

여기서 심사업무와 관련해서는 심평원에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같은 행사는 병협이 매월 진행하는 연수교육의 일환이었고, 참가비는 회원이면 4만원, 비회원이면 8만원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심평원이 9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청구절차·방법 등 의료기관 교육 안내'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우면서 불거졌다.

심평원은 13일 서울을 시작으로 4일 동안 부산, 창원, 수원, 대전, 대구, 광주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병협이 진행하는 것과 같다. 다른 점은 병협이 법적인 교육을 더 추가한 것 뿐.

이미 참가의사를 표하고 등록비를 낸 사람들이 심평원의 공지를 접하고 병협에 항의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같은 내용의 교육인데 왜 심평원은 무료고, 병협은 돈을 받느냐는 것이다.

결국 병협은 10일 예정됐던 부산 강연만 진행하고 서울과 대전 교육은 취소했다.

이미 등록비를 낸 사람들에게는 환불 조치를 하기로 했다. 부산 강연도 무료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즉시 홈페이지를 통해 연수교육 취소 안내 공지를 띄웠다.

병협 관계자는 "심평원이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이틀 동안 전화가 쉴틈이 없을 정도로 많이 오고 있다. 다음주부터 환불 안내전화를 한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심평원은 우연히 일정이 겹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8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업무처리에 관한 규정'을 고시하면서 즉시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협은 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고 심평원은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고시가 났기 때문에 의료기관들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교육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