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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은 이겼지만 손해배상은 못 받은 인제대 백병원

한용호
발행날짜: 2013-11-15 06:28:55

손해배상액 일부만 인정, 법원 "수술원가 제출 안 했다"

백병원은 마취가스 제조회사인 B주식회사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인제학원 백병원의 손해배상액 청구액 중 환자에 대한 보상액을 제외한 대부분인 병원의 일실수입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병원측이 일실수입 산정을 위한 진료기록부, 수술원가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제 17민사부는 7일, 백병원이 B주식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백병원의 청구부분 중 일실수입부분을 기각하고 1억 4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백병원은 총 6억 2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이 중 일실수입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이 인정됐다.

백병원은 2004년 4월 14일 오전 10시경 수술실에 공급되는 마취용 아산화질소 가스통을 교체했다.

그런데 가스통이 교체된 오전 10시 이후부터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급성 호흡부전과 양측 폐전체에 대한 급성 폐손상 소견을 보였다.

역학조사결과 2004년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신마취 수술을 한 21명의 환자 중 14명에게서 급성 호흡곤란을 동반한 다발성 폐손상이 발생했고 이 중 고령의 2명이 사망했다.

전신마취 환자들의 폐손상 및 사망사건에 대해 백병원측은 마취용 아산화질소 가스통을 제조한 B주식회사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사망사건을 일으킨 호흡곤란 및 폐손상의 원인에 대해 백병원측은 아산화질소 가스통에서 나온 유해한 가스라고 주장했고 B주식회사는 수술과정 중 전문의의 과실, 기기 오작동 등을 주장했다.

법원은 백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아산화질소 가스통에서 유해한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가 환자에게 유입돼 호흡곤란 및 급성 폐손상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B주식회사의 불법행위는 인정됐지만 이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백병원은 이 사건으로 인해 수술을 못한 날들을 계산하여 전년도 진료수입에서 당해 진료수입을 뺀 금액을 일실수입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전년 진료수입에서 당해 진료수입을 빼는 방식은 이 사건으로 인한 수입감소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진료수입은 총수입액이지 비용을 공제한 순수익액이 아니고 순수익액을 산출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며, 일실수입부분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순수익액을 산출하려면 병원 진료기록부, 수술 원가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술중단기간이 짧았다는 점, 연기된 수술환자들이 백병원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산하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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