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과 관련해 부작용 사례 및 피해구제 유형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불매운동 등 후폭풍을 우려하는 제약업계의 한숨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업계는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에 따른 업계 부담금에 관심을 집중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당장 다음달 부과되는 첫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기본부담금 합계는 11억 7000만 원이다.
식약처는 내년에는 사망일시보상금, 2016년부터는 장애일시보상금, 2017년부터는 모든 유형에 피해보상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단계적 시행에 맞춰 부담금 규모도 내년에는 25억 원, 2016년 41억 원, 2017년 90억 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의약품안전관리원은 부작용 피해와 관련한 정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제약업계는 부담금이 문제가 아니라 자사의 제품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공개될 경우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의약품안전관리원은 부작용 피해와 관련한 정보를 법령에 따라 공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의약품 피해구제 대상이 결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부작용 사례와 피해구제 유형 등 정보공개 범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는 정보공개 범위에 미미한 부작용마저 포함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내 A 제약사 관계자는 "부담금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에 대한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개되면 더 큰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건강과 생명에 상당한 위협이 될만한 부작용이 아닌 납득할 수준의 부작용마저 사례에 포함돼 공개되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은 부작용도 여론을 거치면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라며 "이 경우 부작용의 수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부작용 자체에 비난이 쏟아지게 될 것이고 심한 경우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경우 타격은 부담금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고 토로했다.
B 제약사 관계자도 "당장 몇푼 안 되는 부담금보다 부작용 공개에 따른 반향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부작용이 없는 의약품은 없는데 어느 수준까지 피해구제 대상으로 인정하고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회사는 전문의약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일반의약품 비율이 많은 제약사는 긴장할 수 밖에 없고 정보공개 시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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